경기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일반 서민뿐 아니라 은행권의 최우량 고객으로 여겨졌던 의사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은행들은 경기 침체를 반영해 의사들에게 개업시 해줬던 신용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한데 이어 고객별로 차별화된 관리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의사들이 예전처럼 은행에서 환대받기는 힘들것 같습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의사의 신용대출 한도를 잇따라 축소한 것은 경기 악화로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은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 하락으로 인한 역마진 부담이 커져 대출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A은행의 경우 신용등급이 우량한 직장인 신용대출 연체율은 작년 3분기 말 0.57%에서 작년 말 0.6% 로 상승한 데 그친 반면 의사 신용대출 연체율은 0.6%에서 0.8%로 뛰었다고 밝혔습니다.





은행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 자영업자들이 가장 타격을 받는다"며 "의사들 중에 신용불량자가 발생할 정도로 시장이 악화해 어쩔 수 없이 대출 한도를 축소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의료시장에서는 최근 경기 침체로 중소병원의 폐업이 속출하고 직장을 잃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고 의료업계 종사자들은 전하고 있는데요, 강남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는 P원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환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 적자를 보고 있어 의사 한 명을 내보냈다"며 "주위에 경영난으로 폐업을 고민하거나 건물을 매물로 내놓은 병원들이 늘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은행들은 의료시장의 양극화로 중소형 병의원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고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사진은 본문 내용과 무관합니다.





국내 B은행이 작성한 '의료시장 동향' 비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소병원의 폐업률은 8%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의사 수는 1988년 3만6천845명에서 2007년 9만1천475명으로 250% 증가한 반면 의사 1인당 인구 수는 같은 기간 1천141명에서 530명으로 급감한 상태로 보고 있습니다.





또 대형 병원이 대도시 중심으로 몰리면서 수도권 지역의 1, 2차 의료기관들의 몰락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으며, 여기에다 외국 의료자본이 국내에 들어오면 국내 중소형 병원들은 더 많이 도태되거나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들은 일찌감치 과거 신용대출 1위 직업군인 의사의 신용대출을 축소한데 이어 병원과 의사 고객에 대해서도 심사를 강화하고 차별화된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이죠. 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는 영업력, 매출액, 시장점유율 등을 고려해 심사하고 진료 과목별로도 차별적인 대출 관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비인기 과목이나 수입이 적은 진료과의 경우 병원 유지나 개업이 더 어려워지는 시장 여건이 될 것 같습니다.





흔히 의료는 시장에만 맡겨서 안된다고 이야기합니다만, 현실은 이미 시장 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고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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