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과 벌레가 기어다니거나 쥐어짜는 느낌이 계속 들어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하지불안증후군의 매커니즘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팀(선우준상, 차광수)은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에게 수면장애가 자주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수면뇌파 분석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뇌의 중추신경계에 철분이 부족하거나, 도파민 기능이 저하됐을 때, 특정질환이 있거나 약물부작용 등으로 발생하는 감각과 운동 신경장애 질환이다. 다리를 움직이지 않는 밤에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특성이 있으며 다리를 움직이면 잠시 호전되었다가 다시 고통에 시달리게 되어 불면증을 유발하게 되지만 사유를 정확히 몰라 수면제 처방만을 받기도 한다.

우리나라 성인 4%정도가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허리디스크나 협착이 있어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정 교수팀은 하지불안증후군과 정상인 각 15명을 대상으로 수면 검사를 통해 뇌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수면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전은 외부 자극에 각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각 정보를 조절해 수면에 이르게 하는 수면방추와 깊은 수면을 유도하고 조절하는 1Hz 미만의 느린 진동 두가지다. 

연구 결과,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수면방추의 발생빈도가 약 30% 감소한(1분당, 4.25회 vs 6.01회) 것으로 나왔고 느린진동 역시 25% 가량 감소(2.18회 vs 2.91회)했는데 수면방추의 파워가 눈에 띄게 감소했고 느린 진동과 만나는 연결성도 정상인과 차이를 보였다.

수면방추는 뇌의 시상에서 만들어지고 느린 진동은 대뇌피질에서 만들어지는데 연구팀은 각 뇌에서 나오는 수면방추와 느린진동이 균형을 잘 맞춰져야 숙면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뇌파 분석 결과를 보면 정상인은 느린 진동이 나타나는 곡선 최고점에 수면방추가 맞물리는데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조금씩 엇나가면서 균형이 흩어졌다. 수면방추의 색도 옅게 나타나 파워도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기영 교수는 "뇌의 시상과 대뇌피질에서 생성되는 수면방추, 느린진동의 저하와 불균형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찾아낸 데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연구성과로 향후 수면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수면의학'(Sleep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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