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뇨일지 쓰는 것 배뇨장애 치료에 도움될 수 있어"

올해 마흔 아홉 살인 회사원 A씨는 잠을 자다가 새벽에 소변이 마려워 자주 깬다. 새벽 2~3시로 깨는 시간도 대략 일정하다.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오면 다시 잠들기까지 한참을 뒤척인다. 새벽에 깼다가 선잠을 자는 날이 거의 매일 반복된다. 중간에 자꾸 깨니까 일에 집중도 안 되고 하루종일 피곤하다.

많은 중년 남성들은 A씨에 동병상련으로 공감한다. 대부분 전립선비대증이 원인이다. 전립선 비대증은 남성의 방광 바로 아래에 위치해 요도를 둘러싸는 전립선이 커지는 질환이다.

전립선비대증에 걸리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빈뇨), 뜸을 들여야 소변이 나오는 증상(지연뇨·요주저), 아랫배에 힘을 주어야 배뇨가 가능한 증상(복압배뇨)이 나타난다.

또 소변줄기가 가늘어지고(세뇨·약뇨), 소변이 중간에 끊기거나(단축뇨),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고 또 보고 싶으며(잔뇨감), 소변을 다 보고 난 후 방울방울 떨어지는 증상(배뇨 후 요점적)이 생기기도 한다. 게다가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요절박), 소변을 참지 못해 옷에 누기도 하며(절박성 요실금),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보는(야간빈뇨) 경우도 나타난다.

소변이 막혀서 잘 배출되지 못하는 증상이 심해지면 방광이 과팽창돼 방광 기능이 회복되지 못할 수 있다. 방광결석이나 요로감염, 신우신염으로 악화될 위험도 있다.

전립선비대증 유병률은 나이에 비례해 증가한다. 대개 40대부터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50대는 50%, 60대는 60%, 80세 이후에는 약 80%의 남성들이 전립선비대증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50세 이후에 남성이 전립선비대증으로 수술받을 확률은 대략10~25%에 이른다.

전립선비대증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았다. 노화에 따른 남성호르몬 변화가 유력한 유발인자로 본다. 유전적 소인과 식생활도 관계가 있다. 가족 중 전립선비대증 병력이 있거나, 채식위주 식단보다 육류나 우유를 많이 먹는 식습관에서 전립선비대증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대표적인 치료 약물로는 전립선 근육의 긴장을 완화시켜 소변 배출을 도와주는 알파차단제와 호르몬 분비를 줄여 전립선비대를 막는 호르몬억제제 등이 있다.

약물치료로도 증상 개선에 효과가 없거나 불편감이 계속되면 수술을 한다. 대표적인 수술 치료로는 경요도적전립선절제술(TURP)과 홀뮴레이저를 이용한 수술이 있다.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받은 환자의 70~80%는 수술 후 10년 이상 원활한 배뇨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본부 양광모 교수는 “새벽에 잠을 깨면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배뇨일지를 써보는 것도 배뇨장애 치료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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