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생식기관인 불알을 보통 ‘급소’ 또는 ‘남자의 중요 부위’라고 에둘러 표현한다. 하지만 우리 몸에 급소는 여러 곳에 있고, 몸 어디에 중요하지 않은 부위도 없으니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더욱이 불알은 비속어가 아니다. 국어사전에 불알은 ‘포유류 수컷의 생식기관’으로 설명하고 있다.

고환은 한자말로 정소(精巢), 낭심(囊心)으로 부른다. 남자의 낭심은 여자와 비교하면 대음순에 해당한다. 남자의 귀두가 여자로 치면 클리토리스가 된다.

고환은 정자를 생산하고,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합성‧분비한다. 수축과 팽창으로 체온보다 2~3도 낮게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는 섬세한 장기다.

어린 시절 축구공을 차거나 친구들과 격하게 놀다가 고환을 맞았을 때 느꼈던 통증의 크기를 어른이 된 몸도 기억하고 있다. 철봉운동을 하다가 다치기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농구를 하다가 다치기도 한다. 승마를 하다가 고환을 다쳐 병원을 찾기도 한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체육시간이나 어른들은 조기축구를 하다가 고환을 심하게 다쳐 응급실에 실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드물게 발기한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강한 힘이 가해지면 성기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다. ‘음경골절’이라고 한다.

태권도 겨루기를 하다가 발길질에 낭심을 걷어차인 선수를 감독이 급히 달려와 엉덩이를 두드려주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실제 엉덩이를 때리면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 마치 병원에서 간호사가 주사를 놓기 전에 손바닥으로 톡톡톡 치다가 주사를 놓고, 문지르면 통증이 줄어드는 느낌을 받는 것과 유사하다. 신경을 분산시켜 주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급소를 맞는 통증이 얼마나 엄청날 수 있는지를 안다. 남자들은 고환을 걷어차이는 고통을 여자들이 출산하면서 겪는 고통인 산통에 비유한다. “하늘이 노랗게 보인다”고 표현한다.

고환이 늘어져 있으면 통증을 더 크게 느낀다. 헐렁한 사각팬티 보다 몸에 밀착한 삼각팬티가 통증완화에 도움이 된다. 수건으로 덧대 고환을 올려주거나 차갑게 얼음주머니를 대도 통증이 줄어든다.

대개 고환 부위에 얼음찜질을 해주거나 안정을 취하면 별다른 후유증 없이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도 계속 아프면 안심할 수 없다. 병원에 가봐야 한다. 특히 고환을 가격당하고 피가 섞인 소변을 보거나 요도 끝에 피가 비치면 즉시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음낭출혈로 고환이 붓고, 고환을 싸고 있는 막(백막)이 터져 고환파열이 됐거나 요도손상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양대병원 비뇨의학과 박성열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782회 - 남자들만 아는 그 고통… 축구하다가 급소 맞았을 때!> 편에 출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 계속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게 좋고 초음파를 보면 안에 피멍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며 “그냥 놔두면 불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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