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이 필요하다면 수술 시기는 아이가 수술 필요성 이해할 수 있는 시기가 적당

‘포경수술은 꼭 필요할까? 기왕에 하려면 어릴 때 하는 게 좋다는 데….’ 사내아이를 둔 부모들은 포경수술에 대해 한두 번 고민해 본다.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염병으로 학교에도 안 가고 몇 달째 집에 있는 시간도 늘었다. 겨울 지나 봄으로 날씨도 더워지기 전이라 포경수술을 한다면 지금이 적기일 것도 같다.

포경수술의 효용성을 두고 찬반 대립은 여전하다. 하지만, 불과 10여전까지도 포경수술은 사내 아이가 어른이 되는 ‘통과의례’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인류의 역사에서 포경수술은 가장 오래된 외과수술로 최초의 기록은 고대 이집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독교 구약 성경에도 포경수술의 기록이 전해진다. 지금도 유태인들과 이슬람에서 시행되고 있는 포경수술은 의학적 필요보다는 종교적 관습으로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

남성의 성기는 포피라는 피부로 덮여 있는데 이 상태를 포경이라 한다. 포경수술은 남성 음경의 귀두를 덮고 있는 포피를 잘라 귀두를 노출시키는 수술이다. 환상절재술이라고도 부르며 남성할례와 같은 말이다. 우스갯소리로 한국에서는 고래를 잡는다는 뜻의 '포경'이란 단어 때문에 포경수술을 고래잡이, 고래사냥이라고 부른다.

음경은 성장하면서 자연적으로 조금씩 분리돼 자연포경이 된다. 서양인의 경우 약 89%가 만 3세 전에 자연 포경이 이뤄지지만, 한국 남아는 만 3세까지 약 80%가 포경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2004년 기준 한국 성인 남성의 73% 가량이 포경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30% 이하로 줄었다. 포경수술이 주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와 필리핀의 수술률이 높은 편이다. 반면 유럽과 일본에서는 시행 빈도가 매우 낮다.

포경수술을 주로 하는 나라는 이스라엘과 이슬람 국가 일부에 국한돼 있다. 유대인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미국도 과거엔 하다가 급격히 줄고 있다.

소아비뇨의학 전문의들 사이에서도 포경수술에 대한 찬반 의견이 갈린다. 찬성하는 측은 우선 위생상의 문제로 포경수술을 권한다. 매일 소변을 볼 때마다 포피에 소변이 묻어 불쾌한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포경수술이 성병과 암을 예방 효과도 있다는 과거 연구결과도 있다. 포경수술이 보편화된 유태계에서 여성의 자궁경부암 빈도가 낮고, 포경수술이 보편화되지 않은 나라의 여성에서 자궁경부암의 빈도가 높아 서로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의학적으로 반드시 포경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발기를 해도 귀두 포피가 전혀 젖혀지지 않는 진성포경, 포피가 젖혀진 뒤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 감돈포경, 귀두와 포피에 염증이 재발되는 귀두포피염 등은 반드시 수술을 해주어야 한다.

반면 포경수술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성병은 포경수술 여부가 아니라 문란한 성생활 자체가 중요한 위험 요소다. 여러 논문에서 포경수술이 후진국 및 개도국의 몇몇 성병에 대한 감염 예방이 된다고 발표하였지만 한국과 같이 성병 감염률이 낮은 선진국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귀두의 포피는 중요한 성감조직이다. 이를 함부로 제거해선 안 된다. 아이들에게는 포경 상태가 정상적인 모습이다. 제2차 성징으로 남성호르몬의 상승에 성기의 해면체는 발육되고, 호르몬의 영향을 덜 받는 포피는 상대적으로 덜 자란다. 성기의 발육에 따라 귀두를 덮던 포피는 자연스레 벗겨지는데, 이것이 자연스러운 남성의 성기 발육이다.

미용상으로 본인이나 배우자가 보기에 귀두가 포피에 덮인 상태를 싫어하거나 배뇨가 불편하면 포경수술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남성에게 필수적인 수술은 아니다.

그래도 수술이 필요하다면 수술 시기는 아이가 어느 정도 수술의 필요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초등학교 5학년~중학교 2학년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하는 포경 수술은 성인이 되면서 음경 피부가 부족해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성기의 발달 정도와 포피 탄력성을 파악할 수 있는 초등 고학년 이후부터 포경하는 것이 안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양광모 교수는 “포경수술이 성기의 크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속설이 있지만 근거는 없다”며 “잠복음경 등 치료적인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포경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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