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팀 "뇌졸중 높이고 인지기능 떨어뜨려"

하루에 진한 아메리카노 커피를 3~4 정도 마시는 40대 직장인 A씨. 그는 출근하며 회사 근처에 있는 카페를 들리는 게 일상 생활이 된 지 오래다. 퇴근 후 친구들을 만날 때나 기름기 있는 저녁 식사 후에도 항상 커피을 마시곤 한다. 

사람들은 저녁에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자는 거 아니냐고 묻지만 오히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정신이 맑지 않다는 느낌에 항상 커피를 찾게 된다.

그러나 최근 커피를 하루 2잔 이상 마시는 여성은 뇌졸중 위험을 높이고 인지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국내 노인들의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과 뇌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 사이의 관계를 분석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이 노년기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기 위해 경기도 성남 지역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49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대상자들을 평균 커피 소비량에 따라 평생 비섭취 그룹과 하루 2잔 이하로 마신 그룹, 하루 2잔 초과로 마신 그룹으로 나눠 그룹 간 뇌백질 고강도 신호 용적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하루 2잔 초과로 마신 그룹은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더 적게 마신 그룹들에 비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평생 커피를 마시지 않은 그룹과 하루 2잔 이하로 마신 그룹 사이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남녀 성별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에서는 남성의 평균적 전체 뇌용적과 뇌백질 용적이 여성그룹에 비해 컸고, 일일 평균 커피 소비량과 평생 누적 커피 소비량도 여성에 비해 높았다.

커피소비량과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 사이의 관계성은 여성그룹에서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났다. 여성그룹에서는 커피 소비량이 높을수록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증가한 반면, 남성그룹에서는 둘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장기간의 커피 섭취가 노년기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제시한 최초의 연구로 평가된다.

장기간 카페인 섭취로 인해 뇌 관류가 저하되고, 혈압 상승과 함께 동맥경직도가 증가하면서 노년기에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이 증가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커피의 어떤 성분이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 증가를 유발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많은 양의 커피를 장기간 마실 경우 뇌로 통하는 혈류가 감소하고, 혈압 상승과 동맥 경직이 발생한다고 한다.

뇌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는 관류저하가 생기면 자기공명영상(MRI)에서 백질의 이상소견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뇌백질 고강도신호’라고 부른다. 주로 노인들에게서 발견되며 뇌백질 고강도신호 병변이 발견되는 경우 뇌졸중과 인지기능 저하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한 성인의 하루 커피 섭취 권장량은 카페인 300~400mg으로 약 3잔 정도를 권고하고 있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커피 섭취로 인한 뇌백질 고강도신호 용적 증가 위험이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높을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여성이 남성에 비해 카페인 민감도가 높고 체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라디올 영향으로 인해 카페인 분해속도가 느린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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