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식이 부모를 돌보고 챙겨야 하는 때가 오기 마련이다. 노화가 진행되면 아픈 곳이 늘어나 여기저기 통증을 느끼지만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말을 아끼는 경우가 많다. 늙으면 아픈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여기거나 자식들이 걱정할까 아파도 내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평소 산책을 즐기던 부모님이 어느 순간부터 가까운 곳조차 다니기 힘들어 외출을 꺼려한다면 혹시 무릎 통증으로 걷는 것이 어려워진 것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 나이가 들면 무릎 뼈를 보호해주는 연골 기질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돼 탄력이 떨어지고 점차 연골이 얇아지면 뼈끼리 부딪쳐 통증을 느끼게 된다.

초기에는 간간히 통증을 느끼고, 계단 오르내리기를 힘들어하지만 연골 손상이 진행될수록 통증이 오래 지속되며 평지를 걷는 데도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무릎이 아파 외출을 자제하다 보면 점점 일상 생활이 불편해지고 우울감까지 느낄 수 있으므로 관절염이 의심되면 병원을 방문해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평힘찬병원 서동현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관절염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는 약물이나 주사치료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며 꾸준한 운동으로 무릎 주변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릎이 아프다고 움직이지 않는 것은 오히려 관절염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함께 걷다가 부모님 걸음이 점점 뒤처진다면? 척추관협착증 의심

함께 나란히 걸을 때도 부모님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보자. 걷는 속도를 늦춰 천천히 걷는 데도 자꾸만 걸음이 뒤처지고, 걷는 중간중간 앉아서 쉬려고 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척추 노화가 진행되면서 척추 주변 인대와 관절이 비대해져 척추관을 지나는 신경을 압박하게 되는 질환이다.

가만히 있을 때는 괜찮다가 걸을 때 다리와 엉덩이가 심하게 저리고 당기는 통증이 느껴지고, 오래 걸을수록 통증이 심해져 걷다가 쉬기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 특징적 증상이다. 또 허리를 굽히게 되면 일시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감소하기 때문에 자주 허리를 굽히거나 육안으로 봤을 때 허리가 점점 굽어져 가는 모습일 때도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 단골 좌식 식당에 끊긴 발길, 양반다리 불편해한다면 고관절 질환 신호

고관절 통증이 있으면 양반다리 자세가 힘들어진다. 고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지속되면서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점점 제한되어 양반다리처럼 허벅지를 바깥으로 벌릴 때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 골반뼈와 대퇴골(넓적다리 뼈)을 이어주는 고관절은 무릎 관절만큼 체중 부하를 많이 받아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기 쉬워 고령자일수록 고관절염 등 고관절 질환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2019년 통계 자료에서 고관절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받은 60세 이상 환자가 총 4,813명으로, 2015년(3,682명)과 비교해보면 4년 만에 약 3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최근 노년층의 고관절 질환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을 볼 수 있다.

서동현 병원장은 “초기일 경우에는 약물,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질환이 심해지면 환자의 상태와 증상에 따라 비수술, 수술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다”며 “가능한 증상 초기에 빨리 치료를 하고, 평소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으로 유연성과 근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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