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을 재 보기 전까지는 몰라…50대부터 급격히 증가해 연간 650만명 치료

5월 17일은 세계고혈압연맹이 지정한 '세계 고혈압의 날'이다. 고혈압은 전 세계 사망 위험 요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혈압은 다양한 합병증을 불러오며 위험한 질환이지만, 뚜렷한 증상이 없어 혈압을 측정해보기 전까지는 진단이 어렵고 놓치기 쉽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사람은 연간 약 650만 명에 이른다. 2015년 567만9,139명, 2017년 602만6,151명, 2019년 651만2,197명 등이다.

고혈압 환자들을 연령별로 보면, 50대부터 급격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2019년 기준 60대 환자가 25.1%로 가장 많았다. 이어 70대 22.7%, 50대 21.2%, 80대 이상이 19.2%로 나타났다.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고 치료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실제 환자는 더욱 많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혈압은 성인 기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 진단한다. 고혈압은 1차성 고혈압과 2차성 고혈압으로 나뉘는데, 1차성 고혈압은 원인이 명확하지 않는 고혈압을 의미하며 많은 환자들 중 대부분이 1차성 고혈압이다.

2차성 고혈압은 질환으로 인해 혈압이 높은 경우를 말한다. 만성 신장질환과 선천성 심장질환 등의 환자들이 2차성 고혈압을 진단받는다. 1차성 고혈압 환자의 경우 가족력과 음주‧흡연‧비만, 짜게 먹는 식습관 등이 위험인자로 손꼽힌다.

고혈압 예방의 첫걸음은 정기적으로 혈압을 재보는 것이다. 병원에 여러 차례 방문해 적어도 2회 이상 연속 혈압이 140/90mmHg 이상일 경우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간혹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했을 때는 정상인데, 병원에 왔을 때 혈압이 높아지는 '백의 고혈압'의 경우도 치료 대상이다.

고혈압은 오랜 시간 지속되면 신체 각 부위에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고혈압으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뇌혈관질환이 생길 수 있다. 신부전과 고혈압성 망막증, 대동맥박리증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고혈압 치료는 약물치료가 대표적이다. 혈압약을 복용함으로써 적정 수준의 혈압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차성 고혈압 환자의 경우 혈압약을 복용하면서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금주‧금연‧체중감량‧저염식‧규칙적인 운동 등을 통해 혈압을 낮춰야 한다. 2차성 고혈압 환자의 경우 원인 질환을 발견하고 이를 제거해 고혈압을 치료한다.

고혈압은 약물 복용으로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하더라도 임의로 약을 중단하거나 복용량을 줄여서는 안 된다. 임의로 약을 중단하게 되면 이후 혈압이 다시 오를 수 있다.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약을 조절해야 한다.

세란병원 내과 장준희 부장은 "고혈압은 혈압을 재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위험요인이 없더라도 고혈압 예방에 관심을 갖고 주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자신의 상태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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