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수술 후 주요 합병증 중 하나인 섬망이 치매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정형외과 이승준 교수팀(이상운 재활의학과)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고관절 수술 환자에서의 치매 발생 비율을 조사한 전향적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메타분석을 실시해 고관절 수술 후 섬망 증세에 따른 치매 발생 위험성을 연구한 결과, 수술 후 섬망 증세가 나타날 경우 치매 발생 위험이 무려 9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섬망이란 신체 질환이나 약물 등으로 인해 뇌에서 전반적인 기능장애가 나타나는 증상으로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섬망은 주의력과 인지 기능 저하가 발생한다는 점에 치매와 동일하나 갑자기 발생해 대개 1~2주 내 증상이 회복되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환자 844명 중 265명에서 섬망이 진단됐으며, 그 중 101명은 수술 후 평균 6개월의 추적기간 내에 이전에 없었던 치매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돼 수술 후 섬망 증세가 치매 발생의 유의한 위험인자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승준 교수는 “낙상과 골다공증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 및 퇴행성 질환은 고관절 수술에 있어서 주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이러한 고관절 골절과 퇴행성 질환은 고령 환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술 후 섬망 증세가 나타날 경우 치매가 발생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상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섬망은 한번 발생하게 되면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노년층의 경우, 수술 후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노인학 및 노인병학(Archives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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