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체 대사과정서 생기는 노화현상…김안과병원 정종진 교수 "수술시기 의사와 상의해야"

나이 40대 중반을 전후로 부쩍 눈에 관심을 갖게 된다. 노안이 오고 백내장에도 신경 쓰인다. 노안과 백내장, 누가 앞서고 뒤서고는 문제가 아니다. 대개 노안이 자신에게 올 무렵 70대 부모님에게 백내장이 오는 경우가 많다. 노안과 백내장은 눈에 찾아오는 대표적인 노화 증상인 것이다.

카메라 렌즈에 해당하는 부분이 우리 눈의 수정체다. 수정체는 안구 앞부분에 양면이 볼록한 렌즈모양으로 있다. 수정체는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모아주고, 멀리 있는 물체와 가까이 있는 물체의 초점이 망막에 정확하게 맺히도록 한다.

무색투명한 수정체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 황색을 띄고 탄력성을 잃게 된다. 백내장이 생기면 수정체가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해 흐린 유리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것처럼 시야가 뿌옇게 된다.

백내장(白內障)은 흰 색이 안구를 가린다는 뜻이다. 백내장은 수 개월에서 수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한다. 그래서 발병 초기에는 통증이나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백내장이 점차 진행되면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사물이 뿌옇게 보인다. 어떤 부분들은 겹쳐 보이고, 2개로 보이기도 한다.

백내장은 수정체의 대사과정에서 생기는 노화현상이다. 연간 100만명 이상이 백내장으로 병원 진료를 받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를 보면, 백내장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5년 120만1,158명, 2016년 126만 3,145명, 2017년 131만7,592명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2016년 기준 70대가 37.7%, 60대 33.9%, 60~70대가 전체 진료인원의 71.6%를 차지했다. 50대 14.3%(18만 944명), 80세 이상 11.6%(14만 6,530명)로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자(59.4%)가 남자(40.6%) 보다 1.5배 가량 많았다.

백내장은 유전적인 원인이나 임신 초기 풍진 감염 등에 의해 선천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주로 노화나 외상 등 후천적인 이유로 발생한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과 고혈압‧당뇨 등의 기저질환, 과도한 음주와 흡연이 백내장을 높이는 위험요인으로 손꼽힌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과 지나치게 짜게 먹는 고염분식 식습관도 백내장을 불러 온다는 연구 논문도 최근 발표됐다.

선명한 사진을 얻기 위해 카메라 렌즈가 고장이 나면 갈아줘야 하듯이 눈에 백내장이 생기면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해주는 수술을 할 수 있다.

백내장 수술은 백내장이 생긴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각막을 2.2~3㎜ 가량 절개하고 6㎜ 크기의 인공수정체를 넣어 준다.

수술은 당일 퇴원하고 인공수정체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한 달 정도 걸린다. 안경을 맞추려면 한 달 지나서 맞추는 게 바람직하다.

백내장 수술은 건강보험적용을 받고 포괄수가제로 어느 병원이나 수술비용이 동일하다. 단,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경우 비급여로 본인부담이다.

흔하지 않지만 양쪽 눈에 백내장이 온 경우 동시에 수술을 하지 않고, 보통 일주일 후에 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에 있을 수 있는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안과 검사에서 백내장이 발견됐다고 해서 모두 즉시 수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안과 전문의들은 일상생활에 불편을 호소하거나 운전을 많이 하고, 먼저 권유한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정종진 교수는 <나는의사다 802회 - 백내장 수술 후 재발이 고민된다면?> 편에 출연, “혼탁이 언제 오느냐에 따라서 조금 조기에 올 수도 있고, 나중에 나이가 더 많이 들어서 올 수도 있다”며 “수술 시기는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서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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