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의 경우 동맥경직으로 인한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김학령 교수 연구팀은 2010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동맥경화도 측정을 위해 상완-발목 간 맥파전달속도를 검사받은 8,929명의 대상자를 건강보험군과 의료급여군으로 구분한 후, 이들의 임상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소득 수준에 따라 동맥경직도 수치에 차이가 발생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의료급여군은 전체 7.8%인 692명이었는데, 이들은 건강보험군에 비해 평균 연령이 높고, 고혈압이나 당뇨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완-발목 간 맥파전달속도(baPWV) 측정을 통해 동맥경직도를 비교 분석해본 결과, 의료급여군과 건강보험군 간의 유의한 차이가 발견됐다. 건강보험군의 경우 평균 baPWV값은 1,582(cm/s)로 비교적 정상 소견을 보인 데 반해, 의료급여군의 평균 baPWV값은 1,966(cm/s)로 약 1.2배 가량 높은 수치로 관찰됐다.

baPWV 측정법은 상완부터 발목까지 맥파의 이동 속도를 측정하는 검사 방식으로, 속도가 느릴수록 혈관이 건강하고, 속도가 빠를수록 동맥경직도의 증가로 혈관이 딱딱해져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판단한다.

또 연령과 성별 등 혼란변수를 조정해 동맥경화의 위험요인을 다변량 분석해 본 결과, 의료급여군에 해당할수록 높은 baPWV값(>1540cm/s)을 가질 위험은 무려 5.4배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돼 의료취약계층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인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학령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소득수준에 따라 동맥경직도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동맥경직도의 증가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위험 질환의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건강검진 등 국가차원의 예방지원사업을 통해 심혈관질환에 대한 저소득층의 건강권을 증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고혈압저널(American Journal of Hypertens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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