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 김광준 교수 "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손 위생에 각별히 신경 써야"

변비는 현대인이 겪는 고질병이다. 한 두 사람 건너 변비를 가지고 있다. 계층과 성별 연령을 막론하고 흔하다. 그래도 성별로 보면 변비는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2~3배 더 많다. 여성들의 빈번한 다이어트 시도와 불규칙한 식사습관 때문인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보면, 우리 국민의 대략 30%는 변비를 가지고 있다. 미국에는 연간 3만명 가량이 변비로 병원에 입원을 한다.

의학적으로 일주일에 3회 이하로 변을 보면 변비다. 여기에 6개월 동안 주 2회 이하의 배변 습관을 보이면 만성변비가 된다. 변비 진단 기준에서 중요한 것은 배변량이 아니라 배변 횟수다.

변비는 생활습관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다이어트를 하느라 갑자기 음식을 적게 먹으면 대변 부피가 작아 장에서 잘 배출되지 않는다. 평소 물을 적게 마시고, 저섬유질 식단, 좌식생활, 약물 부작용,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도 변비를 일으킨다.

변비는 단순히 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극단적일 경우 생명을 잃는 경우도 있다. 변비를 가볍게 여기고 임시방편으로 방치하다가 살다간 큰콘 다칠 수 있다.

지긋지긋한 변비에서 탈출하려고 안 해본 게 없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약국에서 약을 사 먹어도 효과는 그때뿐이다. 변비약에 의존하다 보면 약 개수나 먹는 횟수를 늘리지 않으면 대변보는 게 더 어려워지는 등의 악순환을 겪기도 한다.

장에 변이 쌓이면 최후의 수단으로 관장을 시도한다. 어린 아이가 변을 못 보고 배가 아파 보채거나, 오래 누워있는 노인들도 장 운동이 느려져 계속 직장에 변이 쌓인다.

수지(손가락) 관장은 두 가지 목적으로 한다. 손가락을 직장(항문)에 넣어 변을 끄집어 내기 위해서 하고, 특히 직장을 자극해 장 운동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도 한다.

수지관장을 하면서 심장질환이 있으면 혈압이 올라가거나 부정맥이 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반드시 손톱을 깎고, 손을 소독해야 한다. 손톱이 직장에 상처를 내고, 손톱에 있는 균들이 장에 들어가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윤활제로 의료용 젤을 사용한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807회 - 최후의 변비 해결방법, 관장 특집> 편에 출연, “관장을 반복적으로 하거나 너무 자주 하고, 오래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노인들의 경우 요양보호사들이 관장을 하는 경우가 많은 데 감염 우려가 있는 만큼 손 위생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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