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들 코털 관리하면서 감염에 조심해야…잘못 뽑으면 뇌질환 일으킬 수 있어

어릴 때나, 보다 젊었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코털이 40~50대 중년을 넘기면 이따끔씩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삐죽 비집고 나온다.

아침 출근 준비를 하면서 거울에 비춰지거나 자동차 백미러로 코털이 발견되면 당황스럽고 귀찮다. 코 밖으로 길게 삐져나온 코털은 외모에 한껏 멋을 낸 꽃중년을 한방에 ‘개저씨’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갓난아기에서 유아기로 자랄 때까지 코털은 없다. 코털은 사춘기를 지나면서 자라기 시작해 40대를 지나면서 굵고 길어지다가 50대에 이르면 확실히 길어진다. 눈썹이 길어지는 것도 이즈음이다. 이런 변화는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두드러진다. 원인은 중년기 호르몬 변화로 추정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남성에게 코털 다듬기도 면도만큼이나 달갑지 않은 일이다. 비위에 거슬릴 정도로 코털이 자라면 정기적으로 정리해줘야 한다. 손톱깎이 세트에 달려 있는 끝이 뭉특한 작은 가위로 다듬거나 전동 코털정돈기를 쓰기도 한다. 성인 남성의 상당수가 손이나 코털족집게를 이용해 그냥 뽑기도 한다.

코털을 생으로 뽑아본 사람들은 안다. 눈물이 찔끔 나올 만큼 아프다. 코털은 점막 피부에 생으로 박힌 털이다. 코털 뽑기는 자동차 동호회에서 운전하면서 졸림을 쫓는 확실한 방법으로 추천되고 있다.

도구를 이용하든 손을 사용해 생으로 뽑든 코털을 정리할 때는 코 점막을 다치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코를 중심으로 미간 사이와 입술 양쪽 끝을 꼭짓점으로 연결하는 길쭉한 삼각형을 ‘위험한 삼각지대(Danger Triangle of Face)’라고 부른다.

이 삼각지대가 위험한 이유는 이곳의 혈관이 뇌하수체 아래 있는 굵은 정맥과 곧바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이 혈관은 혈액의 역류를 막는 판막의 힘이 약해 혈액이 심장으로 흘러가지 않고 뇌로 역류할 수 있다.

코털을 잘못 뽑으면 코 점막에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이 염증성 세균이 혈관을 따라 뇌로 이동해 뇌수막염과 뇌종양 같은 뇌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코털을 반복적으로 뽑는 습관은 바람직하지 않다.

코털을 정리할 때에는 면봉으로 코 안을 소독하고, 소독된 코털 전용가위를 쓴다. 뽑기보다는 자르는 편이 덜 아프고, 건강도 지킬 수 있다.

건양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종엽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798회 - 코털 뽑아도 괜찮을까?> 편에 출연, “코털은 벌레 등의 이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오는 1차 방어막 구실을 한다”며 “코와 코 주변은 뇌와 가까워 감염되면 치명적일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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