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발표된 초기 연구 중 흥미로운 것이 있습니다. 유모차와 유아의 언어 능력이 연관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아직 신빙성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고, 연구자 조차 초기 연구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만, 그 내용은 그럴 가능성은 있겠구나 정도의 수긍을 끌어냅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유모차에 탄 유아가 대부분 정면을 바라보게 되는데 이런 경우 부모와의 대화도 단절되고, 특히 대도시의 경우 뒤에서 부모가 아무리 아이에게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잘 들리지 않아 유아의 언어 능력이 빨리 발달하지 못한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주장입니다.





요즘은 부모와 유아가 서로 바라볼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진 유모차가 나오긴 했지만, 대부분의 유모차는 유아가 앞을 보는 방향으로 되어있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마주보는 유모차가 있지만, 상당히 고가에 팔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주보는 형태의 toward facing 형태의 유모차




신경과학에서는 유아의 뇌가 출생에서 부터 3살 까지의 사이에 가장 빨리 발달한다고 합니다.  사회적인 의사 소통작용이 뇌의 발달을 촉진하는 작용을 하는데 유모차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유아기에 앞을 향하는 유모차를 타게 된다면 아이의 언어 능력이 발달이 차질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연구의 주장입니다.





이 초기 연구에서는 2,700 가구의 가족이 참여하였다고 합니다. 연구에 참여한 가족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유모차는 앞을 향하도록 설계된 유모차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유모차에 탄 유아들은, 남들과 소통하는 면에 있어서 그렇지 않은 유아들 보다 많이 어려워하고, 덜 사회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았고 논문화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앞을 향하도록 설계된 forward facing 형태의 유모차





이번 연구에 따르면 여행 도중 앞을 향하는 유모차를 탄 경우, 아이의 보호자가 아이에게 말을 건내는 경우는 11% 밖에 되니 않았으며, 마주보는 유모차의 경우 25% 정도의 수치를 나타냈다고 합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직접 걸어다니는 경우는 25%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고 합니다.





마주보도록 설계된 유모차를 사는 부모들이 더 말이 많고 활동적인가에 대해 조사를 하였을 때,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20명의 산모와 9~24개월 된 유아들을 대리고 앞을 향하는 유모차와 마주보도록 설계된 유모차를 태우는 실험을 하였는데, 마주보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5분이라는 일정한 시간에 두배 이상 말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마주보는 유모차를 타는 경우가 아이와 부모 모두가 더 많이 웃었다고 합니다.





물론 아이들이 유모차에서 하루의 모든 시간을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연구에서 나타난 바로는 아이들은 최소한 하루중에 한 시간 이상은 유모차 안에서 보낸다고 합니다. 유아의 언어적 능력은 거의 모두가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므로, 이러한 시간 동안 부모와 아이가 나눌 대화의 양을 생각해 볼 때, 유모차가 아이의 언어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가집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유모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이런 가정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언어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경험적으로 봤을 때 앞을 보는 유모차를 이용한 아이들의 대부분에서 언어 발달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것도 반론으로 제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어느 정도 가려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나 저나 마주 보는 유모차 가격이 보통의 유모차보다 훨씬 비싸다는데, 이번 연구로 비싼 유모차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입니다. 마주보는 유모차 구입은 나중에 최종적인 연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Source: One Ride Forward, Two Steps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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