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식히려 먹는 ‘치맥’에 통풍환자들은 조심해야

6월 초입부터 덥다. 올 여름은 더울 모양이다. 여름은 애주가들에게 맥주의 계절이다. 퇴근 후 마시는 차가운 맥주 한 잔에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한방에 날아간다. 맥주는 치킨 안주와 친화적이다. ‘치맥’이라고 한다. 하지만, 치맥 먹을 때는 주의해야 한다.

술과 함께 먹는 고기류 안주는 ‘퓨린’이라는 물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퓨린은 몸에서 사용된 후 ‘요산’이라는 찌꺼기를 남긴다. 요산을 너무 많이 섭취하거나, 몸이 요산을 너무 많이 생성하거나 대‧소변으로 요산을 배출하지 못하면 통풍이 생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18~2019년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7월에 가장 많았다. 7~8월 더위에 땀을 많이 흘리면 혈중요산이 일시적으로 올라가고, 탈수 상태에서 퓨린이 많은 맥주와 고기를 함께 먹어도 혈중요산을 끌어 올려 통풍발작을 일으키는 것이다.

통풍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남성은 여성보다 근육이 크고 세포량이 많아 몸에서의 기본 요산 생성이 높고, 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여성호르몬이 없기 때문이다.

통풍은 관절염 발작이 재발하는 것도 문제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여러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발표된 ‘한국인 통풍환자의 진단 및 치료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 대사성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았다.

2005~2008년까지 3개 대학병원에서 통풍으로 치료 중인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고혈압 36%, 당뇨병 11%, 협심증 8.1%, 심부전 6.6%, 고지혈증 4.4% 순으로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풍 환자 중 절반은 고혈압과 대사증후군, 10명 중 1명은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다. 치료받지 않은 고혈압 환자 약 4명 중 1명은 혈중 요산 농도가 7㎎/dL 이상인 '고요산혈증'이다. 이처럼 통풍에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관절염 치료에 그치지 않고, 합병증 증세가 있는지 확인하고 통풍과 함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요산혈증은 신장 질환과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 요산은 주로 신장으로 배설되므로 고요산혈증은 신장으로 더 많은 요산을 배설시켜 신장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로 인한 결석 발생이 신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신부전으로 고요산혈증이 있으면 통풍이 생길 수 있다. 신부전 환자의 급성통풍성 관절염 치료 역시 제약을 받는데, 투여되는 항염제가 신장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신부전 환자의 통풍 치료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상훈 교수는 “알코올은 신장에서 직접 요산의 배설을 억제해 혈중 요산을 증가시켜 통풍을 일으킨다”며 “무엇보다도 통풍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고, 특히  만성 대사 질환이기에 장기적으로 꾸준한 약물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으로 요산 수치를 관리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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