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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날은 덥다는 데…‘선풍기 괴담’도 돈다선풍기를 돌리고 자면 저체온증과 질식사?…의학적 근거 전혀 없는 괴담

여름 초입부터 덥다. 6월 날씨가 마치 8월 같다. 한편 기상청이 내놓는 올 여름 기상 전망은 많이 신중하다. 기상청은 지난 4월 발표한 ‘2020년 여름 수시 기후전망’에서 “기온은 평년(23.3~23.9℃)보다 높겠으나, 전반에는 일시적으로 기온이 낮을 때가 있겠고, 강수량은 평년(678.2~751.9㎜)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다 한 달 뒤에는 “올해 폭염일수는 20∼25일로 평년보다 2배 가까이 많을 것”이라고 한발 더 나갔다. 그러면서도 “6월말∼7월초께라야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의 발달 상태를 보고 올 여름 폭염의 강도를 예측해볼 수 있다”며 한발 다시 물러섰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세계 연평균기온 순위 보고서’에서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올해가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확률이 75%에 이른다고 최근 발표했다. 한국 기상청의 조심스러운 전망은 미국 노아를 의식한 게 아닐까.

아무튼 기상청의 신중한 전망과는 무관하게 여름은 일단 덥다. 한국의 여름이 아열대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여름을 나는 베프(베스트 프렌드)는 누가 뭐래도 선풍기다. 예전 선비들은 더위를 이기기 위해 한산 모시옷 입고 ‘죽부인’을 안고 잠을 잤다지만, 그건 ‘옛날 사람’들 얘기다. 집집마다 에어컨을 켜지만, 선풍기가 돌아가야 시원하다. 선풍기가 돌아야 여름이다.

MBC 뉴스 화면 캡쳐

선풍기를 돌리면 오래된 괴담도 같이 돈다. 이른바 ‘선풍기 괴담’이다. 쟁점은 두 가지다. 선풍기를 켜 놓고 잠을 자면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 있고, 방문을 닫고 선풍기를 돌리면 공기(산소)가 희박해져 질식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풍기 괴담을 지금도 믿고 있는 어르신들은 의외로 많다.

한국의 ‘선풍기 괴담’은 SNS를 타고 해외로 알려지면서 종종 외신에 ‘해외 토픽’으로 실리기도 하고, ‘Fan Death’라는 이름의 짤이 온라인에서 돌기도 한다. 한마디로 ‘선풍기 괴담’은 외국사람들의 눈에 ‘한국만 존재하는 미신’ 정도로 취급받고 있다.

전문의들은 터무니없는 소리로 일축한다. 우선 저체온증으로 사망에 이를 정도면 체온이 30도 이하로 떨어져야 하는데 선풍기 바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바람을 얼굴에 직접 쐰다고 해도 진공상태가 만들어지지 않고, 공기가 희박해지지 않아 호흡곤란으로 죽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건양대의대 이비인후과 김종엽 교수는 건강정보 팟캐스트 <나는의사다 167회 - 여름철 `선풍기 괴담` 사실일까?> 편에 출연, “과학이라는 이름의 미신효과일 수 있다”며 “선풍기 바람을 직접 오래 맞으면 코와 목이 건조해져서 감기에는 걸릴 수 있어 주의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선풍기를 너무 오래 돌리면 과열로 불이나 화재로 죽을 수는 있다. 행정안전부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4~2018년 선풍기로 70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선풍기 화재 사고로 6명이 사망했고, 45명이 부상했다. 선풍기 화재 사고 가운데 80.9%(570건)는 6~9월 여름철에 일어났다.

이창호 기자  retour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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