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500만명… 환자 맞춤약제‧생활습관 관리 필요

당뇨병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원인에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면서 당뇨병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당뇨병은 우리 국민 500만 명이 가지 있다. 30세 이상 성인 14.4%, 즉,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 평소 생활하면서 증상도 거의 없어 환자 스스로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질환이 아니다.

대표적인 면역력 저하 기저질환인 당뇨병은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감염증에 취약하다. 또, 심장혈관질환과 뇌졸중‧말초동맥질환‧신장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을 가져온다.

하지만 평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잘하고 있다면 너무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의학이 발달하면서 환자 상태에 맞춰 적용할 수 있는 약제가 계속 개발되고 있어 치료효과는 높이고 합병증은 줄고 있다.

우리 몸은 평소 공복에서 70~99mg/dL의 혈당을 유지한다. 식사를 통해 혈당이 높아지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한다.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겨 포도당이 세포 내로 공급되지 못하고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경우(제1형 당뇨병)와 비만, 운동부족, 고열량 식사로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이를 극복할 만한 충분한 인슐린 분비가 되지 못하는 경우(제2형 당뇨병)로 나뉜다.

당뇨병이 생기면 혈액 안에 높은 농도의 포도당으로 고혈당이 만들어진다. 피가 끈적끈적 해지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어려워진다. 그러면서 고혈당에 취약한 미세혈관 구조를 가지고 있는 콩팥과 눈의 망막, 말초 신경에 장애를 일으키기 시작한다.

당뇨병으로 신부전과 당뇨망막증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면 투석치료를 받거나 실명에 이를 수도 있다. 큰 혈관들도 막힐 수 있는데 심장혈관질환과 뇌졸중, 발가락이 까맣게 변하는 말초동맥질환이 발생한다.

국내 당뇨병 인구는 계속 늘고 있지만, 2008년 이후 대표적인 합병증인 허헐성 뇌경색과 심근경색 환자는 줄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정기 건강검진으로 당뇨병의 조기 진단과 동반질환인 고지혈증, 고혈압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또 당뇨병 치료 약제가 발전했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거나 저항성을 줄이고, 소변으로 포도당과 나트륨 배설을 증가시키거나, 식욕을 억제하는 등 다양한 약리 기전을 통해 혈당 조절은 물론이고 심장과 콩팥까지 보호하는 약제들이 등장했다.

당뇨병 환자는 같은 병을 앓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동반질환이나 건강상태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1990년대 초까지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당뇨병 약제는 두 종류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총 9가지 계열의 약이 개발돼 환자별 맞춤처방이 가능해졌다.

비만 환자에게는 살이 빠지는 당뇨약을, 심혈관‧콩팥질환이 있으면 보호하는 약을, 또 혈당에 민감한 환자에겐 저혈당 발생 위험을 줄여주는 약을 처방하고 있다.

하지만 당뇨병은 의사가 처방해준 약제만 잘 복용한다고 끝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약을 처방해줘도 식사관리나 운동을 통한 생활습관개선이 함께하지 않으면 약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

체중관리와 흡연‧절주는 기본이다. 특히 담배는 혈액을 응고시키기 때문에 아무리 혈당과 혈압을 잘 관리하고, 고지혈증 치료제를 복용해도 담배를 계속 피우면 중풍이나 심장마비를 예방할 수 없다.

또 과음은 간만 나쁘게 하는 게 아니다. 매일 술을 마시면 췌장에 염증을 일으켜서 인슐린을 만드는 췌도세포가 파괴된다. 남성은 하루에 술 2잔, 여성은 1잔 이하로 제한하고, 매일 먹는 건 피해야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인경 교수는 “최근 당뇨병 환자에서 암의 발생 빈도도 높기 때문에 암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당뇨병 환자의 경우 췌장암과 폐암‧ 간암‧대장암은 물론 남성은 전립선암, 여성은 유방암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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