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가 모체 안에 있을 때는 태반을 통하여 산소,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폐는 물로 차 있는 상태다. 이 때 우심실의 혈액은 대부분 동맥관을 통해서 하행 동맥으로 흘러가는데 출생 직후 태반에서 분리되고 자가 호흡과 폐순환을 시작하면 동맥관이 닫히게 된다.

하지만, 대동맥과 폐동맥 사이의 관이 출생 후에도 닫히지 않고 열려 있어서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동맥관 개존증인데 이를 치료하기 위해 기존에는 수술과 약물에 의존해 왔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원순, 장윤실, 성세인, 안소윤 교수팀은 동맥관 개존증의 보존치료가 기존 치료에 비교해 열등하지 않다는 점을 규명해 냈다고 밝혔다.

동맥관 개존증은 심내막염이나 폐부종과 같은 합병증 발병 위험이 크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만큼 진단시 수술 또는 중재적 시술을 거쳐 동맥관을 막거나 약물 치료를 시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숙아의 경우 이런 치료를 견디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치료에 따른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어 최근에는 자연폐쇄를 기다리는 보존치료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은 전향적 연구로 지난 2014년부터 2019년 사이 태어난 미숙아 142명을 무작위 이중맹검 방식으로 기존 치료 그룹과 보존치료 그룹으로 나눈 뒤 추적, 관찰했다.

기존 치료로 이부프로펜을 투여 받은 아기들은 70명, 나머지 아기 72명은 수액량을 조절하는 보존치료를 받았다. 보존치료는 미숙아의 체중과 나트륨 혈청 농도, 체내 전해질 균형, 소변량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엄격히 수분 섭취량을 엄격히 제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분 섭취가 많으면 혈액순환도 늘어 아기 심장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기존 치료 그룹은 이부프로펜을 투여했다.

두 그룹의 치료 결과는 비슷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환아들의 퇴원 시 기준으로 동맥관의 폐쇄 여부를 확인한 결과, 기존 치료 그룹은 89%, 보존치료 그룹은 82%로 비슷했고 미숙아에게 동맥관 개존증 치료의 또 다른 지표인 기관지폐이형성증이나 사망사례를 분석했을 때도 기존 치료 그룹 50%, 보존치료 그룹 44%로 다소 나은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장윤실 교수는 “동맥관 개존증은 미숙아에게 매우 흔하며 그 치료로 인한 후유증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보존적 치료의 효과 입증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세인 교수는 “정교한 수액 제한 치료와 인공호흡기 치료를 병행해 동맥관의 자연폐쇄를 유도할 수 있게 된 점은 기존 치료 부작용을 고려했을 때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소아과학 학술지인 ‘JAMA Pediatrics'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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