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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시작되기 전 입가에 겔포스 묻히고 나타났던 진상들제산제 대표 선수 ‘겔포스’는 위 진통 임시방편일 뿐 믿으면 병 키울 수 있어

어디든 종목을 대표하는 대표 선수 브랜드들이 있다. 가령 조미료하면 ‘미원’이나 ‘다시다’고, 생활 소독‧표백제에 ‘유한락스’, 소화제에 ‘활명수’, 두통약에 ‘게보린’이나 ‘사리돈’, 드링크류에 ‘박카스’ 하는 식이다.

이들 브랜드가 사람들 입에 착 달라붙어 있는 것은 광고빨이 다가 아니다. 특정 브랜드가 경쟁 제품들을 제치고 사람들 머리에 각인돼 입에서 자동으로 불려지려면 오랜 세월 신뢰가 눈처럼 차곡차곡 쌓여 웬만한 바람에도 녹지 않아야 한다.

겔포스는 제산제의 대표 선수다. 전날 과음으로 속이 쓰려 약국에 가면 “겔포스 주세요”하지 “제산제 주세요” 하기가 쉽지 않다.

겔포스는 보령제약이 1975년 처음 출시하고 올해까지 16억5,700만포가 팔렸다. 한 줄로 늘어놓으면 지구를 4바퀴 이상 감쌀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지난 40여년을 넘겨 ‘국민 위장약’으로 불리고 있는 겔포스의 ‘겔’은 현탁액을 뜻하고, ‘포스’는 강력한 제산효과를 강조한다.

제산제는 위에서 분비되는 강한 산성(㏗ 1.0~1.5) 물질인 위산을 억제한다는 뜻이다. 위산을 억제하고 중화시켜 속 쓰림과 더부룩함 등의 증상을 완화시켜 주는 효능을 가지고 있다.

겔포스는 술자리가 많은 월급쟁이들의 아픈 속을 달래준다며 음주 전후에 사랑을 받았다. 지금은 술을 마시기 전 술에 덜 취하겠다며 숙취음료를 마시지만, 숙취 음료가 귀했던 시절엔 값싼 겔포스가 대신헀다.

본격 술자리가 시작되기 전에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나간 동료가 하얀 자국을 입가에 묻혀 오면 근처 약국에서 혼자 몰래 겔포스를 사먹고 온 것이다. 의리없는 술자리 진상들이었다.

술 마시기 전에 겔포스를 먹으면 위에서 알코올이 흡수되는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술 마신 다음 날에도 구역질이 날 때 겔포스를 먹으면 증상완화에 일시적으로 도움이 된다.

부작용도 있다. 제산제는 크게 알루미늄이 주성분인 제산제(겔포스)와 마그네슘이 주성분인 (미란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알루미늄이 주성분인 제산제는 변비가 생기고, 마그네슘이 주성분이면 설사를 일으킨다. 특히 알루미늄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제산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치매와 알츠하이머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 논문도 보고됐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는 건강정보 팟캐스트 <나는의사다 173회 - 이 약이 궁금하다-겔포스> 편에 출연, “제산제는 위산을 중화시켜 진통을 줄이는 기능도 있지만, 위벽을 보호하는 코팅 능력도 중요하다”며 “겔포스는 임시방편일 뿐 위를 보호해주는 것은 아니고 믿고 버티다가 방치하면 오히려 위장병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retour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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