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 얼마나 더 클까…성장판 검사 객관적 근거 아직 없어

개그맨 이수근(165㎝)과 정명훈(168㎝)‧장도연(174㎝)이 2007~2008년 무렵 KBS <개그콘서트>에서 열연했던 코너 ‘키 컸으면’은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이수근과 정명훈이 예전 개그 프로였던 ‘시커먼스’ 리듬에 맞춰 춤을 추다가 “키 컸으면, 키 컸으면~뭘 해도 160!”이라고 대사를 마치면 키 작은 대한민국 남자들은 속으로 ‘아 이건 마냥 남 얘기가 아니구나’ 했을 것이다.

성장기 아이를 둔 엄마‧아빠들의 마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의 성장이 너무 늦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고, 반대로 오히려 너무 빨라 성장이 일찍 멈추는 것은 아닌지도 또 걱정이다.

키 크는 한약을 지어 판다는 한의원 인터넷 광고에도 눈길이 간다. 소아청소년과 성장클리닉을 찾아가 성장판 검사를 하고, 호르몬 주사도 맞혀야 하나 고민하기도 한다.

최근 아이들의 성장속도가 빨라지면서 아이의 최종 키와 성장 속도에 관심을 갖는 부모들이 늘었다. 사춘기에 접어들어 2차 성징이 진행되는 나이 때는 또래 아이들과 눈에 띄게 비교되는 경우가 많아 성장판 검사로 자녀의 키 성장 가능성을 알아보고자 하는 부모도 많다.

키가 큰다는 것은 뼈가 자란다는 것이다. 성장판은 팔다리뼈에서 길이 성장이 일어나는 부분을 말한다. 보통 성장판은 2차 성징 발현이 있고, 남자아이는 음모나 변성 이후, 여자아이는 초경 이후 성장판이 닫히기 시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완전한 성인과는 다른 뼈 상태이어서 잘 관리하면 조금씩 약 2~3년은 더 클 수 있다.

성장장애는 같은 연령‧성별을 가진 아이의 평균 신장과 비교해 3%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1~100번까지 작은 순서로 세웠을 때 1~3번에 해당하면 의학적으로 저신장증일 수 있다. 여기에 또래보다 10cm 이상 작거나 사춘기 이전인데 1년에 4cm 이하로 성장할 때도 저성장일 가능성이 높다.

성장판검사는 손목 관절을 엑스레이로 촬영하고 혈액검사로 키가 작은 원인과 예상 최종 키, 몇 살때 부쩍 자랄지 등을 추정한다.

전문의들은 유전자도 중요하지만 좋은 수면습관을 길러주고 균형 잡힌 식단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아이 키 성장에 핵심이라고 말한다. 아이 키가 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는 건강정보 팟캐스트 <나는의사다 171회> 편에 출연, “예전 고가였던 성장호르몬 주사가 국산화되면서 비용부담도 많이 줄었다”며 “하지만, 성장판 검사결과가 몇 프로나 맞는지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사실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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