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돌보며 생기는 분노와 미움…가족들 자책과 괴로움 바람직하지 않아

최근 출간된 책 <케어>(시공사)의 작가는 하버드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인 아서 클라인먼이다. 작가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내를 10년 간 헌신적으로 간병한 이야기를 내밀하게 기록했다.

이 책의 원제 ‘The Soul of Care’는 알츠하이머에 걸린 아내를 자신이 10년 동안 간병한 체험담이기도 하고, 미국 보건의료체계와 병원시스템이 환자들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를 묻는 질책이기도 하다. 작가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고, 보건의료를 연구하는 교수로서 현대 의학의 한계와 이 시대 돌봄의 가치를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치매는 의학적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해오던 사람이 살아가면서 다양한 원인으로 뇌조직, 즉 신경세포가 손상돼 기억력을 포함한 두 가지 이상의 인지기능 장애가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상태를 말한다.

치매는 포괄적인 증상이다. 치매에는 뇌졸중과 관련된 혈관성 치매와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파킨슨 치매, 알코올성 치매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알츠하이머병도 치매의 한 종류다.

현재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의 9% 가량은 치매고, 85세 이상 노인의 50% 가량은 치매 증상을 보인다. 이 가운데 32% 가량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을 만큼 알츠하이머는 치매 가운데 가장 흔하다.

치매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알츠하이머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을 진단해 보면 뇌 전두엽 부위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 등 이상 단백질들이 축적되면서 뇌 신경세포를 서서히 손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뇌 전두엽 부위는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전두엽 부위가 손상되면 자제력을 잃고 성격이 공격적이거나 편집증적으로 바뀐다. 지속적인 우울감이 찾아오고 말하기와 걷기가 힘들어진다.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최근 기억부터 자동 삭제되면서 과거 시간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현대의학은 현재까지 알츠하이머병을 완치시키거나 병의 진행 자체를 막을 수 있는 치료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 다만 약물로 인지 기능 저하를 조절하고 진행의 속도를 감소시키는 치료법이 사용되고 있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어수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821회 - ‘치매 전문가가 알려주는 환자를 위한 케어’> 편에 출연, “치매는 짧은 시간 동안 끝나는 사건으로 일어나는 비극이 아니라 긴 시간 동안 겪게 되는 가족의 비극”이라며 “치매 환자와 같이 지내는 과정에서 생기는 분노와 미움에 대해 너무 자책하고 괴로워하지 말라는 말씀을 치매 환자 가족들에게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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