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의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후 신경 주위에 무증상으로 남아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질 때 신경을 타고 나와 피부에 발진을 일으키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배성만·의학통계학과 윤성철·정신건강의학과 김성윤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02~13년)을 이용해 대상포진으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은 집단과 치료를 받지 않은 집단의 10년간 치매 발생률을 분석했다.

▲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 배성만 임상강사, 의료통계학과 윤성철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김성윤 교수

그 결과 대상포진을 치료하지 않은 집단에서 실제 치매가 발생한 비율이 치료집단에 비해 1.3배 높았다.

또 항바이러스제로 대상포진을 치료 받은 집단에서는 치매에 걸릴 위험이 1/4 정도 감소해 치매에 거릴 위험도는 24%, 사망 위험도는 39% 낮아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신경 침해적 성질이 국소부위 또는 전신의 염증과 면역체계 이상을 유발해 치매 발병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침입할 때 인슐린분해효소(IDE)를 수용체로 이용하는 것과도 무관치 않을 것으로 봤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세포 안으로 침입할 때 인슐린분해효소(IDE)를 수용체로 이용하며 효소 활성이 차단되면서 대뇌에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침착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연구책임자인 김성한 교수는 “이번 연구는 흔하게 발생하는 대상포진과 완치가 불가능한 치매의 역학적 연관성을 빅데이터를 이용해 밝혀낸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두 질병의 인과관계를 확정적으로 입증한 것은 아니므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대상포진에 걸렸을 땐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하며 대상포진에 걸리기 쉬운 50세 이상 성인은 미리 백신을 맞고 훙분한 영양섭취와 수면 등으로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 정신의학·임상신경과학 아카이브' (European Archives of 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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