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만성콩팥병에 여름 과일 맘껏 못 먹어…칼륨 많은 참외는 신장에 부담

여름은 과일의 계절이다. 수박‧참외‧포도‧복숭아‧자두 등 여름엔 과일의 성찬이 펼쳐진다. 육식보다 채식 위주 식단을 즐기는 사람들은 여름 과일을 기다린다. 냉장기술 발달로 마트에 가면 아무 때나 과일을 먹을 수 있지만, 제철을 대표하는 과일은 제철에 먹어야 제 맛이다. 제철 과일은 입에도 맛있고, 풍부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어 몸에도 좋다.

제철 과일은 달다. 여기에다 최근 농업기술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당도를 올리는 고당도 경쟁을 벌이고 있어 과일은 점점 더 달아지고 있다.

단맛의 정도를 당도(糖度)라고 한다. 당도는 ‘브릭스(Brix)’로 나타낸다. 브릭스는 과일 100g에 포함된 당분의 양이다. 브릭스가 10이라면 과일 100에 당분 10g이 포함돼 있다는 의미다. 브릭스는 1만 올라가도 입에서 느끼는 단맛은 정도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시중에 유통되는 상품 여름 과일을 기준으로 평균 당도(브릭스)를 보면, 포도(15)‧자두(13)‧참외(12)‧수박(11)‧복숭아(10) 등의 순이다. 이는 당분이 함유된 청량음료인 오렌지주스(14)‧환타(13)‧사이다(11)‧콜라(11)와 맞먹는 수준이다.

당뇨병과 만성콩팥병 등 성인병을 가지고 있으면 풍성한 여름과일을 맘껏 즐기기가 부담스러운 이유다.

전문가들은 고당도 과일이 당뇨나 비만‧고혈압‧지방간‧심혈관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요주의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과일이 함유하고 있는 과당이 혈당지수(GI)를 올리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들은 여름에 과일이나 음료수 등을 과도하게 먹으면 고혈당이 올 수 있다.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과일과 채소에 포함된 칼륨을 주의해야 한다. 칼륨의 90%는 콩팥을 통해 체외로 배출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은 배설능력이 떨어져 체내에 칼륨이 축적된다. 칼륨이 몸에 쌓이면 사지저림과 부분마비, 전신무력감 등은 물론 심장 근육에 영향을 미쳐 부정맥과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칼륨은 여름철 계절 과일과 야채 속에 많이 들어 있다. 칼륨이 많은 과일은 가능하면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참외가 대표적이고, 바나나와 키위‧오렌지에도 칼륨이 많다. 반면 칼륨 성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과일은 사과와 체리‧포도‧파인애플‧딸기‧수박 등이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는 건강정보 팟캐스트 <나는의사다 605회-과일을 많이 먹으면 당 수치가 오르나요?> 편에 출연, “보통 과일 등 음식을 먹고 나서 혈당이 올라가는 건 30분 후부터 시작해 1~2시간에 가장 높게 올라간다”며 “공복혈당 측정으로 100을 넘기면 당뇨병으로 가는 전단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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