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리오 패혈증 예방약 없어 치사율 50% 넘어

여름철 휴가에 가족‧연인과 함께 바닷가를 찾는다. 여름철 바닷가에서 놀거나 해산물을 먹을 때는 비브리오 패혈증을 주의해야 한다. 해수온도가 올라가는 5~6월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생기기 시작해 8~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첫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는 예년보다 이른 1월에 신고됐고, 5월 이후 환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바다에 살고 있는 세균인 비브리오 패혈증균(Vibrio vulnificus)에 의해 생긴다. 감염되면 고열과 함께 전신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급성 패혈증이다. 대부분 여름철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다.

주로 만성 간 질환이 있거나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이 비브리오 패혈증균에 오염된 굴‧조개‧게 등을 익히지 않고 먹으면 감염된다. 피부에 상처가 있는 줄 모르고 바닷물이나 갯벌에 서 놀다가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피부 상처를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에 감염되면 대략 12~72시간에 이르는 잠복기를 거친 뒤 복통, 급성 발열, 오한, 혈압 저하,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시작된 지 24시간 정도 후에 피부 병변이 나타난다.

주로 다리에 발진이나 부종이 나타난 이후 출혈성 수포가 생기고 그 범위가 확대되면서 궤양, 괴사 등이 생긴다. 사람 간에 직접 전파되지는 않지만 만성 간질환자나 알코올중독자,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서 주로 발생하며 치사율이 50% 이상으로 매우 높다.

해산물을 먹은 후 복통·발열·구토·피부 병변 등 비브리오 패혈증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받아야 한다. 특히 간 질환이 있는데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쇼크 상태에 빠져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하는 백신은 없다. 하지만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바다에만 살기 때문에 어패류 섭취와 바닷물 입수만 조심하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어패류는 5℃ 이하의 저온에서 보관하고 먹을 때는 85℃ 이상 가열해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한다. 조개류를 끓일 때는 껍질이 열리고 나서 5분 이상 더 끓여야 한다.

어패류를 다룰 때는 장갑을 착용하고 흐르는 수돗물로 손질한다. 어패류를 요리한 도마‧칼 등은 반드시 소독 후 사용한다. 또 해변에서 피부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상처가 났을 때는 재빨리 깨끗한 물로 상처 부위를 씻고 소독해야 한다.

GC녹십자의료재단 오예진(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비브리오 패혈증은 간 질환자나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겐 특히 위험하다”며 “익히지 않은 해산물을 먹었거나 바닷가를 다녀온 이후 발열‧복통‧설사 등 의심 증상이 있으면 가까운 병원에 바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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