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구니 탈장’…복벽 얇아진 중장년층 남성에 많아, 무리한 복압 운동 삼가야

탈장은 몸 안 장기가 제자리에 있지 않고 다른 조직을 통해 돌출되거나 빠져 나오는 것을 말한다. 마치 팽팽한 랩에 얼굴을 힘껏 밀어넣어 불룩해진 상태로 보면 된다.

탈장이 생기면 어느 날 갑자기 사타구니 쪽이 볼록해지고 묵직한 느낌을 받는다. 보통 탈장은 유‧소아들에게 많다고 생각하지만, 50대 이후 노화가 시작된 남성 중장년층에게 더 흔하게 생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한 해 5만명 가량이 탈장으로 병원을 찾는다. 2015년 4만8,240명, 2017년 4만9,059명, 2019년 5만858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50~70대 성인 남성 환자 비율이 높다. 2019년 기준 70대 환자가 22%로 가장 많았고, 60대 21.6%, 50대 13.2%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월등히 많다. 2019년 전체 환자 5만858명 가운데 남성 환자가 4만 4395명으로, 6천 463명인 여성 환자보다 6.8배 가량 많았다.

탈장은 우리 몸 어디에서나 생길 수 있고, 대부분의 탈장은 복벽에서 발생한다. 탈장은 부위에 따라 서혜부(사타구니) 탈장과 대퇴 탈장, 반흔 탈장, 배꼽 탈장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사타구니 탈장이 가장 많다.

탈장이 생기는 원인 때문이다. 탈장은 나이가 들면서 체지방이 줄어들고,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는 노화 과정에서 복벽도 함께 약해지면서 생긴다. 장이 우리 몸에서 복벽이 가장 얇은 부위인 사타구니를 뚫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사타구니 탈장’이 많은 이유다.

‘사타구니 탈장은 무거운 짐을 많이 들고,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면 올 수 있다. 오래 서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도 탈장 위험이 있다. 비만으로 복부 내부 지방이 과도하게 많아 복압이 증가하거나 만성 기침으로 복압이 꾸준히 증가한 경우에도 탈장이 발생한다.

중장년층 어르신들은 심한 재채기를 해도 갑자기 사타구니가 불룩해지면서 탈장이 오기도 한다. 임신한 여성들은 복중 태아로 복압이 올라가 탈장이 일어나기도 한다.

유‧소아들 가운데 남아는 발생학적으로 고환이 뱃속에서 음낭으로 내려오는 길이 막히지 않아 생기는 경우가 많다. 태아 초기 배 속에 있던 고환이 출생 즈음 서혜부 관을 따라 내려온 후 그 통로가 막히지 않아 장이 빠져 나오는 것이다.

’사타구니는 탈장‘은 큰 통증이 없고, 안정을 취하면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아 방치하기 쉽다. 탈장 초기에는 서 있을 때만 튀어나왔다가 누우면 다시 들어가는 증상이 반복된다. 아이들은 울거나 기침할 때, 힘주어 배변을 하고 난 후 사타구니 부위가 불룩해졌다 눕거나 편안한 상태가 되면 괜찮아지기 때문에 방심하기 쉽다.

하지만, 사타구니 탈장을 방치하면 탈장 구멍이 점점 커지고 점차 많은 장이 끼게 되면서 장의 혈관이 눌려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장 괴사가 진행되면 응급수술을 받아야 한다.

남자 아이들은 빠져 나온 장이 음낭 안까지 진입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음낭 부위까지 내려온 장이 빠져 나왔던 구멍에 걸리는 ‘감돈 탈장’ 상태가 되면 심한 통증은 물론 장 천공(구멍)과 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

건보공단 일산병원 간담췌외과 배상준 교수는 건강정보 유튜브 <나는의사다 828회 - 사타구니에 뭔가 튀어나왔다? 서혜부 탈장!> 편에 출연, ”탈장으로 병원에 오면 수술이 기본이다. 탈장을 밀어 넣고, 탈장이 일어나는 약한 부위에 인공막(매쉬)을 덧대는 인공막 수술을 한다“며 ”탈장 재발률은 2년 안에 5% 정도로 적은 편이지만 평소 복압을 상승시킬 수 있는 무리한 운동을 조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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