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헬스로그에 글을 올립니다. 처음이니 만큼, 오늘은 제가 아이디로 쓰고 있는 파라셀수스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이를 통해 저에 대해서도 조금은 아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파라셀수스(1493-1541)는 15세기말 스위스 취리히 부근의 아인지델른이라는 곳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납니다. 그는 여러 곳의 대학에서 수학하고 종군외과의사로서 유럽각지를 전전하다 1526년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됩니다.







저명한 출판업자의 발을 절단하지 않고 치료에 성공하여 이름을 떨치고 에라스무스나 오이콜람파디우스 등과 교류하게 됩니다. 대학에서 강의를 맡게 되면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의사에게 필요한 것은 학위도, 달변도, 언어에 관한 지식도, 만권의 책을 독파하는 것도 아닙니다. 자연의 비밀에 대한 심오한 지식이 필요하며, 그것만이 그 밖의 모든 것을 합친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닙니다.”



파라셀수스 사후에 '조르다노 브루노'는 그의 책에서 '파라셀수스는 그리스어도 아랍어도, 어쩌면 라틴어도 모르지만 갈레노스나 이븐 시나 또는 라틴어가 능숙한 다른 어떤 사람들 보다 약제나 의학의 성질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라고 적고 있다고 합니다.





1.투박한 어린 시절




파라셀수스는 '일곱 개의 변명'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어릴 때 받은 것은평생을 따라다닌다. 귀하고 섬세하며 우아하게 자란 사람에 비하면 나의 유년은 아주 투박했다. 부인들이 기거하는 방에서 부드러운 의상을 입으며 성장한 사람들과 전나무의 솔방울 같은 환경 속에서 자란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2.역작 “대외과학” Great Surgery




그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어디에 있든 열심히 그리고 끈기 있게 의학에 관해 확실하고 신뢰할만한 기술을 얻어내려고 질문하고 연구했다. 나는 의학박사들이 있는 곳뿐이 아니라 이발사, 욕탕사가 있는 곳, 학식 있는 내과의사가 있는 곳, 산파나 주술사가 있는 곳 등 치료를 행하는 자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달려갔다. 연금술사에게도 수도원의 승려에게도 ,귀족에게도 천한 신분의 사람에게도, 전문가에게도 단순 기술자에게도 기꺼이  찾아갔다.



“내가 의학을 배울 당시 중병은 고사하고 치통조차 제대로 고칠 수 있는 의사가 한명도 없을 정도였다”는 글을 보면 당시 강단의학의 참상은 눈뜨고 못 볼 정도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론이 아닌 실천적,경험적인 의학의 결정판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3.획기적인 공적


그는 <일곱 개의 변명>에서  “자연을 탐색하고자 하는 자는 그 책을 자신의 발로 답파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적고 있고  <의학의 미로>에서는  “사변적 이론에서 실천이 생겨나지는 않으며 ,실천으로부터 이론이 태어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의 획기적인 공적인 ‘광부병’에 대한 연구나 ‘매독’의 임상관찰도 이러한 모토가 가져온 성과이자 승리라고 했습니다.




또한 그의  연금술은 금의 추구라기보다는 뛰어난 약물을 탐구하는 쪽으로 이행하였고 화학과 밀접하게 관련돼있어서 그를 ‘의화학의 창시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4.파라셀수스의 의학관과 자력관


1530년에 완성한 파라구라눔(paragranum)에서 그의  ‘새로운 의학’의 일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의학을 떠받치는 네 개의 기둥이 철학, 천문학과 점성술, 연금술, 덕이라고 하고 있으며 그에게 있어서 인간은 하나의 소우주로서 대우주에 대응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병의원인을 다룬 '파라미룸'이란 책에서 인간안에는 천공이 있고 그 천공에서는 신체의 행성이나 별들이 운행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천체와 금속,인체대응부위에 대한 견해는 동양의 경락사상등과 유사합니다. 자석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파라셀수스의 자석에 대한 관심의 일면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석은 환부의 중심부에서 주변부로 번지는 병을 다시 원래의 발생부위로 되돌리거나 병의 뿌리로부터 뻗어나가 만성적으로 흘러나오는 분비물을 반전시켜 원래의 뿌리로 되돌린다. 내가 자석이 가지고 있다고 새롭게 인정한 효능은 바로 이와 같은 것이다.



이 중요한 인물의  자력관과 사후에 끼친 영향은 결국 뉴턴의 만유인력과도 맥락이 닿아 있다는 것이지요.









5.악마의 손재주를 가진 사람과 무기연고




몽테뉴 등이 파라셀수스를 치켜세우는 것과 반대로 그는 악마의 손재주를 가진 사람이라고 배척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요세프 뒤헤센은 의술에 관한한 파라셀수스는 거의 신과 같이 모든 것을 가르쳐주었다고 하며 어떤 칭송도 충분하지 않다고 상찬하고 있습니다.




파라셀수스주의와 화학철학의 특이한 영향이 드러나는 무기연고라는 것이 있습니다. ‘무기연고’란 칼에 상처를 입었을 때 상처가 난 부위가 아니라 상처의 원인이 된 칼에 바르면 효과를 발휘한다는 불가사의한 연고를 말합니다. 이런 종류의 치료를 자기치료라고 하며 파라켈수스가 처음 시행했다고 합니다. 자력이 원격적으로 작용하는 힘은 별이 지상의 인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본 것입니다.




17세기 기계론자들은 이런 무기연고를 비과학적이고 마술적이라고 보았던 것처럼 뉴턴의 만유인력도 비과학적이며 마술적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격작용이라는 수수께끼는 근대과학의 형성을 가로막고 있는 듯 했으나 이런 마술적 자연관은 스콜라철학의 자연관을 극복하는 중요한 관점이었으며 얼마 후 뉴턴이 원격으로 작용하는 힘을 부정하지 않고 이론으로 정립함으로써 비로소 근대 물리학이 형성됐다고 합니다.




파라셀수스는 당시에 찬반이 엇갈린 의사이자 학자였습니다. 그가 당시에 보여줬던 독특한 이론처럼 파라셀수스를 아이디로 사용하는 저는 삐딱성, 변태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셔도 됩니다. 앞으로 재미있는 글들을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 편집자 주: 인터넷 토론 사이트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던 파라셀서스님을 헬스로그의 객원 필진으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헬스로그 논조와는 상당히 다른 주장을 펼치시기도 했는데요, 다양한 의견을 보고 생각을 정리하고 토론하는데 필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다양한 글을 올려주실 파라셀서스님을 환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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