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의료원 김한수 교수 “목소리가 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현상"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연구하는 미국 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할 때 목소리가 38%, 표정‧제스처 등의 몸짓(바디랭귀지)이 55%의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정작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알맹이에 해당하는 내용은 겨우 7% 수준이라고 한다.

이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무슨 말을 하든 목소리가 좋으면 커뮤니케이션하면서 3분의 1은 약발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 간의 소통에서 목소리는 ‘제2의 얼굴’이라고 불린다.

나이를 먹으면서 얼굴에 주름이 생기듯 목소리도 점점 변한다. 목소리는 성대가 진동하면서 난다. 구조적으로 성대가 노령화하기 때문이다.

성대는 현악기의 줄에 비유될 수 있다. 바이올린 줄은 가늘고 팽팽히 조여졌을 때 고음을 낸다. 사람의 성대도 마찬가지로 어린아이일 때는 10㎜ 가량으로 짧고 팽팽했다가, 변성기를 거쳐 성인이 되면 16~20㎜ 가량으로 길어진다. 그래서 아이들의 목소리가 어른들보다 고음이다.

남‧녀 성별로 보면 여자의 성대 길이가 남자보다 짧다. 따라서 여자 목소리가 남자보다 고음이다. 변성기를 거치면서 성대 근육량이 증가하는 것도 남자 목소리가 저음인 이유다.

바이올린과 첼로처럼 악기 모양이 비슷하면 비슷한 소리가 나듯이 울림통(체형)이나 얼굴형태가 비슷해도 목소리를 닮는다. 가족들은 목소리도 서로 닮는다. 보통 나이 들면서 딸은 엄마 목소리를 닮고, 아들은 아빠 목소리를 닮게 된다.

얼굴 형태가 비슷해도 목소리를 닮는다. 성대모사의 달인으로 불리는 방송인 배칠수씨는 가수이면서 DJ로 활동하는 배철수의 성대모사를 기막히기 잘 한다. 많은 사람들은 둘의 얼굴이 닮았다고 동의한다.

남‧녀는 40대 이후 호르몬 분비가 바뀌면서 목소리도 바뀐다. 남자는 남성호르몬이 줄고, 여자는 여성호르몬이 준다. 여자는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이 많아져 굵고 우렁찬 목소리가 되고, 남자는 목소리가 가늘어진다. 연구결과를 보면, 남자들의 경우 85세 이후 자기 사는 인생에서 가장 높은 음역대의 목소리를 갖게 된다고 한다.

이화의료원 김한수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나는의사다 837회 - 목소리만 듣고 나이를 맞히는 클래스> 편에 출연, “목소리가 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이라며 “하지만 성인이 2주 이상 제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으면 후두암이나 성대마비일 가능성도 있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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