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염 성경험과 무관…유산균 섭취로 질염 예방 증거없다

여성들에게 흔한 질염은 계절을 가리고 오지 않는다. 여름에 질염이 더 잦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더위로 땀과 분비물이 증가하면서 외음부의 습한 환경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이라고 질염을 안심할 수 없다.

질염은 성경험과 관계없다. 성관계와 상관없이 초경 이전 유아나 고령 여성에서도 질염은 발생할 수 있다. 반드시 성경험과 관련 있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다. 단, 성인 여성의 경우 성관계 후 알카리성인 정액에 의해 질의 산성도가 변화되면 질염에 취약한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질염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질세정제는 외음부세정만으로 충분하다. 질 안쪽까지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별한 질염이나, 반복적인 질감염 등 특이 상황에서는 의료인의 처방에 따른 세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폐경 후 여성을 제외한 모든 여성에서 발생하는 질염의 90% 이상은 세균성질염과 칸디다(곰팡이)질염, 질편모충증이다. 염증성질염도 있을 수 있다.

생선 비린내 같은 악취를 동반한 회색의 질 분비물의 증가가 있을 때는 세균성질염이 의심된다. 세균성질염은 정상적으로 질을 산성으로 유지하게 하는 락토바실러스라는 유산균이 줄어들고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면서 생긴다.

특정 균에 의한 질염은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질염은 재발하기 쉽다. 하지만 재발하더라도 일반적인 배양 검사를 통해 치료효과가 있는 항생제를 사용하면 치료가 어렵지 않다.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곰팡이성질염의 경우 항진균제로 대부분 치료가 잘 된다. 병변 부위의 국소적 치료(질정, 연고)로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조절된다.

건국대병원 산부인과 이지영 교수는 “질 내 특정 유산균의 비중이 중요하지만 아직까지 경구로 섭취하는 유산균으로 질염이 예방된다는 증거는 부족하다”며 “적절한 청결과 건조함을 유지하면서 바른 생활습관을 갖고 면역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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