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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 환자, 전극도자 절제술로 치매 위험 감소시킬 수 있어

심장 박동이 불규칙하고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뛰는 심방세동은 뇌졸중 및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80세 이상의 고령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치매 발생 위험인자라는 것도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심방세동 치료법으로는 불규칙한 맥박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전극도자 절제술’이 있다. 혈관을 통해 심장에 튜브를 삽입해 부정맥이 발생하는 위치를 찾고, 고주파 에너지를 사용해 해당 부위를 비활성화하거나 차단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극도자 절제술이 치매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관한 상반된 연구 결과가 존재했다. 전극도자 절제술이 미세한 허혈성 뇌 병변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결과들이 있지만, 국내에서 심방세동 치료를 받은 환자 400여 명을 분석해보니 전극도자 절제술을 받은 후 어휘력, 단기 기억력, 시공간 인지력, 주의력 등 인지기능의 향상을 보였다는 결과도 있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대훈 연구교수, 분당차병원 심장내과 양필성 교수,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팀은 환자에 대한 전극도자 절제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돼 ‘환자가 심방세동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치매 위험 또한 감소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심방세동으로 진단받은 성인 83만 4735명 중 최종적으로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 받은 9119명과 약물치료를 받은 1만 7978명의 치매 위험도를 비교했다. 환자들은 최장 12년, 환자의 절반 이상은 52개월 동안 추적했다.

연구 결과, 약물치료군의 치매 누적 발생률은 9.1%인데 반해 전극도자 절제술군에서의 치매 누적 발생률은 6.1%로 나타나 전극도자 절제술은 약물치료보다 약 27%의 치매 위험도 감소 효과를 보였다.

또한, 전극도자 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 절제술 실패군(절제술 시행 후 심방세동이 재발했을 가능성이 높음)은 약물치료군과 비교했을 때 치매 예방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재발 없이 정상 리듬인 ‘동리듬’이 잘 유지된 절제술 성공군은 예방 효과가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치매 발생률을 1000인년(person-years, 100명을 10년간 관찰했다는 개념)으로 환산해 비교했다. 이 경우 전극도자 절제술군은 5.6명, 약물치료군은 8.1명을 나타냈다. 치매 유형 중 절반이 넘는 알츠하이머병 발병률도 1000인년으로 환산 비교하니, 전극도자 절제술군은 4.1명, 약물치료군은 5명으로 약 23% 낮았다. 알츠하이머병 다음으로 많은 혈관성 치매에서는 전극도자 절제술군은 1.2명, 약물치료군은 2.2명으로 약 50% 낮았다.

정보영 교수는 “현재까지는 치매 고위험군에 속하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적절한 항응고요법 외에는 치매 예방에 도움 되는 치료가 없는 상황”이라며 “치매는 질환 특성상 오랜 관찰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까지의 심방세동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시험에서 연구된 바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제한적인 상황에서 전극도자 절제술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실제 임상 및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훈 교수는 “시술 후 심방세동이 재발하지 않은 전극도자 절제술 성공군에서 특히 치매 예방 효과가 두드러졌다”며 “이것은 심방세동 환자가 최대한 정상 리듬인 동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약물치료 중에도 적극적인 율동조절이 박동수 조절과 비교해 치매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지도 추가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 심장학 저널' (European Heart Journal , IF 22.673)에 게재됐다.

임웅 기자  wlim@docdocd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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