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질환과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심방세동 부정맥이 생길 위험이 3배 가량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방세동은 심장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로 뇌경색, 심부전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심각한 부정맥 중 하나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신장내과 허남주 교수와 미국 스크립스중개과학연구소 스테인허블(Steinhubl) 교수 연구팀은 'mSTOPS 임상 시험'에 참여한 당뇨 환자 608명을 대상으로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만성신장질환과 심방세동의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당뇨 환자에게 심전도 패치를 붙이고 2주간 모니터링을 2회 시행한 후, 1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19명에게서 심방세동이 새로 발생했다.

이에 연구팀은 만성신장질환이 심방세동을 증가시키는지 알아보고자 만성신장질환 유병 여부로 집단을 나눠 심방세동 발생을 비교했다.

만성신장질환을 가진 연구대상자 96명 중 7명(7.3%), 신장질환이 없는 연구대상자 512명 중 12명(2.3%)에게서 심방세동이 발생했다.

즉, 만성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방세동이 발생할 위험이 3.1배나 높았다.

연구팀은 나이, 성별, 고혈압 등 심방세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위험인자들을 교정하더라도 만성신장질환이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또 심방세동이 발생한 19명 환자 중 2명에서만 아주 경미한 증상이 있었고, 나머지 환자들은 아무 증상이 없었다. 연구팀은 심방세동 부정맥이 새로 발생한다 해도 특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따라서 만성신장질환이 있는 당뇨 환자에서는 심방세동의 발생을 확인하기 위해 평소 적극적으로 심전도를 체크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당뇨·신장질환 환자와 같이 부정맥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는 증상이 없다 하더라도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심전도를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본 연구에서 사용한 것과 같이 집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심전도 모니터링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ardiovascular Diabet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