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위궤양 환자" 가 있습니다. 전통의학적 진단을 해보니 많은 경우에서 비장(spleen)의 부조화, 즉 (허, 습, 한 등)을 보였고 나머지는  위장과 간장의 부조화를 보였습니다. 폐나 신장의 부조화를 가진 경우는 없었습니다.




 


의학적 진단이란 것이 전통 의학적 '부조화 패턴'들과  별관련이 없는 시스템에서 온 것이지만 위궤양환자가 전통의학적 부조화 패턴들의  몇몇 특이한 그룹들에 속할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하기는 합니다.









반대로 전통의사가 진단하여 같은 부조화 패턴을 보이는 경우들을  의사가  진단했을 때 무작위가 아닌  특정 질병군들이 많이 진단될 수도 있습니다. 의학과 전통의학 사이에 일대일 대응은 없어도 상관의 한 형태를 보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번 글


사진은 회먹다가 위에  들어와 오장의 '기혈'을  흔들고 있는  고래회충이랍니다.









예를 들면, 지난번 글의  사군자탕에서 나온 바처럼 비기허(spleen  Qi  deficiency)패턴을 보인 경우가 많을 텐데 이를 살펴봅시다.








관련된 증상은 만성 피로, 의욕감퇴, 식욕장애, 소화불량, 무른 변, 복부팽만, 백태가 엷게 낀 창백한 혀, 맥이 허한 소견을 보인다고 할 터인데요. 이들 환자를 의학적으로  진단하면 많은 경우 위장염, 소화성궤양, 혹은 신경성 위장장애등의  병명이 붙을 수 있습니다.







일부는 만성 간염, 치핵, 무월경, 빈혈, 기타 출혈성 질환일 수도 있고 소수는 주요우울증, 만성 피로, 퇴행성 신경근
질환등에 해당될 수도 있고 비기허 패턴을 보이는 경우 오장의  다른 장기와 관련된  급성방광염이나, 녹내장, 늑막염등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다른 예로 간화(liver  fire)가 있는데... 안면홍조,충혈된 눈,소변량 감소 ,진한 소변색,변비,두통,이명,분노발작,구역 구토,붉은 혀에 노란 설태,실하고 빠른 맥상을 보일 것입니다.







진단해 보니 이런 패턴은 고혈압, 편두통, 동맥경화, 급성 결막염, 녹내장, 급성간염등이 주가 되고
소수는 출혈성질환이나 비뇨생식계 감염에 해당될 수 있고 일부는 정신병을 가질 수도 있지만 간화 패턴은 위의 만성 위장염, 결핵,
악성빈혈, 이질 같은 진단을 가진 경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다른 전통의학적 '패턴'과  의학적  진단이   유사할 수도  있는데 예를 들면 ' 비기허'와  '간화' 패턴에서간염과 용혈성 질환이 있는 경우도 있죠. 즉, 전통의학에서 특별한 패턴을 보이는 많은 환자집단은 특정한, 의학적  질병
실체들의 집단과 관련시킬 수도 있고 이렇게 특정 패턴집단을 의학적 질병과  연관시키는 것은 이미  20세기 초에  중국과
일본에서 부터 있어왔습니다. 이런 사정은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통의학적 진단은 부조화가  다른 장기와 인체 전반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느냐를 보는 것이고, 현대의학적 진단은
정확한 원인이나 병리적 과정을 소상히 밝힘으로써 이루어져서 두 의학의  진단의 의미와 성질이 다릅니다. 전통의학과 현대의학사이의 매칭은 적절한 치료를 공식화하는데 별 도움이 안되는게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시스템에서 한 질병과 그 치료를 알고 다른 시스템에서 비슷한
것을 찾으려는 그런 시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 시스템이  질병과 건강, 진단, 치료에 대한 이해가 다르지만  외계인이 아닌  같은 인체를 다루기 때문에  그런 시도가 가능한  것입니다. 비기허 패턴을 보인 자의 진단 및 치료적 접근에서 우선적으로 보아야 할 것은  먼저 위궤양 같은  질병의 존재를 정확히 찾는 것이겠죠. 그 다음에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치료를 하겠지요.








관련하여 한 가지 흥미로운 예를 들어봅니다. 그래서 비기허에  위궤양이 있는 환자에 제가 위궤양 약을 투여하고 6개월 후 다시 내시경하여  궤양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환자는 상복부 불쾌감이 남아있는 것입니다.이 병원 저 병원을 다녀도 좋아지지 않습니다.시골 침놓는
 할아버지에게   복부와   등등에   침을 맞고 오가피가 좋다고 권해서  먹었습니다.










그러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상복부 불쾌감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 순간 이후 그 분은  "오가피" 신봉자가 됩니다. 위궤양이 오가피로 좋아졌다며 외치고 다닙니다. 의학에서 저런 경우를 해결을 못할 것이며 설명을 못할까요? 아니죠! 많은 경우 해결이 가능하지요.







한방에서  비기허패턴을 보인 자에 사군자탕 처방에  관련 경락에 침을 놔주면 환자가  관련 증세가  좋아진다고 느낄까요? 네, 좋아진다고 느낄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런 식의 접근을 하다보면 꼭 문제가 되는데 숨어있는 중대한 질병을 못보고 치료하는 것입니다. 중대한 질병만
알수 있다면 사이비라는 소리도 덜 듣고  많은 약재를 규제없이 사용하며 , 약재를 가감하는 묘미를 느끼면서 비싼 한약을  쉽게처방하고  좋겠지요. 그래서 의학적 진단 기기를 이용하려는 술수를 보이는 것입니다.







아울러 생약제의 효과를 보고 무슨 '방'이라며 친숙해하고 중국의 중의사들이 하는 것처럼 곧바로 전통의학에  이용한다는
신념을 발달시켜왔는데  그 추출물 약을 한약재에 가하리라는 것 또한 그간의 약재 성분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 아니더라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중국은 우리와 의료 시스템이 좀 다르지요)







의학의 효과를  차용하여  전통의학의 효과로 여기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치료받는 이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당나귀 투레질 처럼   '내가 좋아서 치료받는 다는데 치료받을 권리를 침해하지 말라"고도 하겠지요. 











상기의 비기허 패턴을 호전되게 하는 수단이 꼭 관련  한약 + 관련 경락에 자침 저것만 있을 까요? 아니죠!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적절한 식생활, 운동, 약물과 기타 치료수단등 의학적 인 방법을  제외하더라도
건강기능식품, 침쟁이 할아버지,옆집사람의 권유로 먹은 약초류, 기타 아유르베다 같은  보완의학등 의학의 변경지대에 있는
다른 수단들에 의해서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죠.


 





무조건 한의학을 배척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유한한 인생에서 질병치료엔 우선순위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한방적 관점이 아닌 의학적 관점에서 질병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효과와 안전성이 잘 알려지고 터무니 없는 가격도 내려서 의학적인 치료에 보완적으로 사용된다면 도움이 되는
면이 있을 것입니다. 의학과 나란히 한방이 존재해서 갈등을 일으킬 필요가 전혀  없고 혹세무민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같은 인체를 두고 달리 설명하는 의학으로  빚어지는 황당한  촌극'들이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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