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TV프로그램에 미남미녀들이 나오고 있지만 KBS2TV ‘미녀들의 수다’는 유난히 다채로운 미녀들의 출연으로 사람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모습으로, 때로는 외국인다운 모습으로 우리나라에 대해 말하는 출연진 중에서 캐서린과 은동령은 튀는 경상도 사투리로 청국장과 과메기 예찬을 늘어놓는 ‘대구 아가씨’로 인기몰이 중이죠.




전국적으로 알려졌지만 당연히 대구에서는 더 유명합니다.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은 대구의 홍보대사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뉴질랜드 출신인 캐서린 베일리는 작년부터 대구광역시 홍보대사로, 중국 상하이 출신인 은동령은 올해 3월부터 대구시의료관광 홍보대사로 위촉됐습니다.





은동령·캐서린 (KBS ‘미녀들의 수다’ 출연진)




앉자마자 피곤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는 두 사람, 요즘 들어 유난히 바빠져서 캐서린은 잠시 휴학 중이다. 대학원 3학기를 지내고 있는 은동령 역시 논문, 외국어 시험 준비에 홍보활동까지 겹쳐 숨이 턱에 차는 지경이라고 합니다.




“유학생 신분으로 왔으니까 졸업을 최우선으로 하고 싶은데 요즘은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이에요. 지난 학기는 괜찮았는데 이번 학기 들어와서 갑자기 일이 많아져서.”




이미 비슷한 과정을 겪었던 캐서린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은동령을 안쓰럽게 바라본다. 대구에 정착한 지 6년, 미수다 출연 1년 반이 지난 캐서린도 결국 휴학을 택했으니 비슷한 과정을 겪는 은동령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터. 원래 방송에 관심이 많아서 지역 방송국 리포터로도 활약했던 캐서린은 얼마 전 MBC주말 연속극 ‘잘했군 잘했어’에도 카메오 출연했습니다.




“영화,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찍는 동안 참 재미있었어요. 방송 일이 스트레스라고 하는데, 그런 부분이 많기는 하지만 힘들어도 만나는 사람들마다 배울 점도 많아요.”




“몸이 재산이다”




미수다에 출연하면서 외국 문화를 배움과 동시에 자국 문화도 더 깊게 이해하게 됐다는 두 사람. 은동령의 경우는 내성적이었던 성격도 많이 바뀌어 부모님이 무척 흐뭇해 하신다고 하네요. 얼마 전 두 사람은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언어소통도 잘 되고 친절한데다 최신 의료시설이 마음에 쏙 들었다고 합니다. 특히 은동령은 검진이 끝나고 나서 어머니에게 “꼭 와서 검진 받으라”고 전화했다네요.




“이번 가을에 오신다고 했어요. 젊으니 걱정 없지 않느냐고요? 천만에요, 챙겨주는 사람 없지, 아르바이트 하느라 정신없지, 공부해야지, 방송활동도 있지, 밥도 사 먹거나 패스트푸드 많이 먹지, 저희들만큼 건강에 신경써야 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는데요?”




이런 깨달음은 ‘몸’으로 겪었다. 만성 장궤양에다가 잔병치레 많은 은동령, 난소에 큰 혹이 발견되거나 90세 노인 수준으로 폐가 망가졌던 캐서린. 보험 없는 외국인의 설움도 톡톡히 맛본데다가 건강한 음식이 우리나라만큼 싼 나라가 없으니 한국에 머물러 있는 기간 동안 건강은 제대로 챙겨야겠다는 생각이라고 합니다.




특히 일이 우선이라고 교육받아온 캐서린이나 완벽주의자라 스트레스 받는 은동령은 “몸이 재산이야, 건강이 최우선이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한국 사람들의 말을 이제는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청국장, 신선한 야채과일, 차 등을 마음껏 구할 수 있는 한국이 더 없이 만족스럽다고 이야기 하는데요.




“잔병치레가 많아서 꾹 참았다가 중국가면 병원 다 들르고 온갖 약을 싸들고 왔죠. 돈 없으니 한국 병원에는 잘 못 가고요. 세관에 걸린 적도 있다니까요. 이제는 다 이해해 주시지만.”




미녀들의 병치레(?) 수다




불규칙한 생활에 ‘야행성’인 은동령은 얼마 전 노인 수준의 골다공증 수치라는 진단을 받고 ‘바르게’ 살기로 결심했답니다. 지금은 두 끼라도 챙겨먹고 일찍 일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캐서린도 차, 건강음식에 유난히 많은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난소에 큰 혹이 생겨서 수술 권유를 받은 적이 있어요. 수술이 싫어서 스트레스 관리하고 쉬었더니 지금은 없어졌다고 하더라고요. 역시 스트레스가 병의 근원인 것 같아요. 그리고 폐렴에도 걸린 적이 있는데 영어 과외 하다가 기침을 하도 하니까 학생이 상담을 해주더라고요. 그 분이 의대 다니다가 다른 일을 하시게 된 분인데 그렇게 기침하는 건 결핵, 폐병 둘 중 하나라고 하는 거예요. 내 나이가 몇인데, 하고 웃어넘겼는데 다음날 폐 스캔 해보니까 90대 노인이나 폐암 환자 수준이라고 나오더라고요.”




며칠간의 입원과 두 달간의 통원진료까지 겪고 나니 몸을 챙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약값 비싸고 병원에 잘 가지 않는 뉴질랜드 분위기와는 달리 한국은 사람들이 병원도 자주 찾고 약값도 싸서 좋다고요.




뉴질랜드 vs 중국 vs 한국




뉴질랜드 사람이나 중국 사람이나 병원에 가는 것을 무척이나 꺼리는 편이랍니다. 중국의 경우는 보험이 있어도 혜택이 미미하고 한도가 정해져 있어서 큰 병에 걸릴까봐 걱정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군인 등 특정 계급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것도 문제.




뉴질랜드는 큰 병이나 불의의 사고에 대해서는 국가가 완벽히 책임지는 대신 보험이 있어도 의사를 만나는 기본비용이 40뉴질랜드달러로 비싼 편입니다. 게다가 애 낳을 때와 죽을 때가 아니면 병원을 찾지 않을 정도로 병원을 질색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요,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의사는 뉴질랜드에서 그리 선망 받는 직업이 아니라고 합니다.




의사가 되는 경우는 오로지 환자를 치료하는 데 관심이 많아서라는데, 게다가 의대 학비는 워낙 비싸서 정말 공부를 잘 해서 전액 장학금으로 들어가는 경우나, 등록금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부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중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의사가 선망 받는 직업이라고 합니다.




“저희 어머니도 제 입시원서에 1지망부터 6지망까지 의대를 써넣으신 걸요. 성적이 안 되서 의대 못 갔죠, 하하. 중국에서 의사는 사회적 지위도 굉장히 높고 존경받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이에요.”




최근 중의학이 급격히 하향세를 타면서 현대의학을 전공한 의사들은 특히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한약은 어릴 때 먹는 정도고 중의사 수요도 줄어 취직하기도 힘든 상황. 그래서 주로 해외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 중의학계에서도 한약의 과학화를 위해 노력하는 추세라고요. 한국은 중국에 비해 의료기기가 첨단이고 뉴질랜드에 비해 큰 병원들이 많다는 점이 차이라고 말합니다. ‘목욕탕’ 가듯 병원을 찾는 한국인들의 성향이 한국의료를 발달시키는 원인이 아닐까, 하는 것이 두 미녀의 재미있는 진단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병이 심해지거나 해서 가는 것보다는 한국 사람들처럼 미리미리 가서 예방하는 게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의료관광 홍보대사 하기 전에는 한국에 큰 병원이 이렇게 많은 줄도, 건강에 대한 것도 잘 몰랐는데 건강식품 찾는 캐서린에게 많이 배웠으니까 앞으로 더 건강하게 홍보활동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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