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 암을 예방하는 약물들' 포스트에서 약속 드렸듯 오늘은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흔히 전립선 암을 알아보는 피검사라고 알고 계실 겁니다. 최근 중년 남성분들 건강검진에 대부분포함되어 있습니다. 제가 대부분이라고 표현한 것은 모든 검진에 다 포함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혈중 전립선 특이항원(PSA) 농도가 높을 경우나, 지속적으로 관찰했을 때 상승하는 경우에는 전립선 암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는데요, 때문에 이 전립선 특이항원을 검사하는 것입니다. 전립선 암은 조기 발견할 경우 완치율이 매우 높거든요.









방광 밑 밤톨만한 조직이 전립선(샘)입니다.






전립선 암이 남성에게 발생하는 암중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서양의 경우에는 조기 발견을 위한 전립선 특이항원 검사 중요성이 모든 중년 남성에게 강조되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에는 아쉽게도 그렇게 홍보가 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국내에서는 전립선 특이항원 검사가 모든 중년 남성에게 의무적으로 시행되지 않고, 그렇다 보니 암이 조기에 발견되지 않는 탓에 서양에 비해 전립선 암의 사망률이 20%가량 높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습니다만, 약간 혼돈스러울 수 있는 이야기를 꺼내겠습니다. 바로 전립선 특이항원의 효용성에 대한 연구인데요, 이번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비뇨기과 학회(AUA)에서도 뜨거운 논쟁이 있었던 내용입니다. 미국에서 진행된 연구이름은 PLCO(Prostate, Lung, Colorectal and Ovarian Cancer Trial)이고 유럽에서 진행된 연구이름은 ERSPC(European Randomized Study of Screening for Prostate Cancer) 인데 이 두 연구의 목적은 앞서 말씀드린데로 PSA 검사를 하는 것이 얼마나 전립선 암 사망률을 낮추는가에 대한 연구입니다.





두 연구가 같은 결과를 보였다면 논란이 없겠습니다만, 미국의 PLCO 연구는 전립선 암 특이항원을 검사하는 경우와 하지 않는 경우가 사망률 차이가 없었다고 했고 유럽의 ERSPC의 경우에는 사망률을 의미있게 낮추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혼란스럽지요?





ERSPC 연구에 참여한 네덜란드의 Erasmus 대학의 Firtz H. Schroder 교수라는 분이 계신데요, 이 분야에서는 거장이시죠. 얼마전에 한국에 방문하셨는데, 운좋게 1:1로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내용이 조금 전문적이고 어려우실 수 있어서 아주 간략하고 쉽게 줄여봤습니다.









논문에서만 뵈었던 분인데, 멋지고 다정한 분이셨습니다.






양깡 : 중년의 남성들이나 관심있는 일반인들에게 이번 상반된 연구 결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하는지 정리해 주세요. PSA 검사 가치에 대해 다르게 생각해야하는 것인가요?



슈레더 박사 : 간결하지만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PSA 검진이 여전히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두 연구 결과가 다른 이유는 방법적인 부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미국의 데이타에서는 대조군인 중년 남성들도 PSA 검사를 이미 받은 경우가 40%가 넘었습니다. 때문에 PSA 검사가 사망률을 낮추는가를 정확하게 알기는 제한이 있었습니다. 연구기간이나 대상자 수에서도 유럽의 ERSPC 연구가 조금 더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양깡 : PSA 검진 간격에 대해 궁금한데요.



슈레더 박사 : 인종과 지역에 따라 전립선 암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연구 결과를 따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환자 개인에게 맞춰 낮은 PSA 환자의 경우 넓은 간격을, 높은 PSA 환자의 경우엔 더 자주 하는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깡 : 전립선 암을 조기 검진하는 것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전립선 암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5 알파 환원 효소 차단제를 사용한 화학적 예방의 효과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슈레더 박사 : 최근에 미국에서 시행된 PCPT라는 임상연구와 REDUCE라는 연구가 있습니다. 둘다 5 alhpha reductase inhibitor 제품을 사용한 연구였는데요, 두 연구 모두에서 전립선 암의 발생률을 낮추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두 연구 모두 거의 25% 가량 발생률을 감소시켰죠. 하지만 부작용도 있고, 약을 복용하는 군에서의 전립선 암 발생시 고위험 암 발생비율이 높다는 지적이 PCPT에서 있었습니다. 최근 중간 발표된 REDUCE 연구에서는 dutasteride라는 신약으로 연구를 했는데 부작용도 적고, 고위험 암 발생 비율도 높지 않아 고무적인 상태입니다. 최종적인 것은 조금 더 연구가 진행되야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미 전립선 비대증 약물로 시판되고 있는 약이라, 저는 dutasteride 제품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양깡 : 마지막으로 PSA 검진 대상인 중년 남성들에게 코맨트해주시죠.



슈레더 박사 : PSA 검진에 대해서는 생각해야할 것이 많습니다. 그 검사 간격도 논란이 있고 조기 발견한 암들이 만약 치료하지 않았을 때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반론들도 있습니다. 여러 연구 결과로 봤을 때 PSA 검사의 의미가 과거에는 '전립선 암을 조기 검진한다'는 것이였는데 이제는 '전립선 암을 빨리 발견하고 그에 따라 전립선 암 사망률을 30%가량 낮출 수 있습니다'로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 메시지의 큰 변화죠. 그러나 여전히 중요한 것은 죽음에 이르지 않거나, 해를 끼치지 않는 종양을 치료받게될 가능성, 그에 따르는 위험성도 감수하게 됨을 알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조금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또 국내 상황에 대해 슈레더 박사님이 이야기 해주실 수 없는 부분이 많죠. 그래서 대한전립선학회 회장을 역임하셨던 강남세브란스 병원 비뇨기과 과장 정병하 교수님과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제 은사님이시죠. 학회장에서 저를 만나셨다가 귀찮은 부탁을 받으셨는데 흔쾌히 응해주신 것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최근 로봇 전립선 적출술 100례 돌파 기념사진, 좌측 두번째가 교수님이세요.






양깡 : 선생님, 한국의 전립선 암 발생 추이는 어떻습니까?



정병하 교수 :  최근 노령인구의 증가, 식생활의 서구화 등과함께 혈청 전립선 특이항원 (PSA)검사의 보편화로 전립선 암의 발생 빈도가 현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한 비뇨기과 학회가 1984년에서 2004년까지 전국 수련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립선 암 신규 환자는 1984년 181명에서 2004년 3730명으로 늘어나 20년 사이 20.6배가 증가했습니다. 이 같은 전립선 환자 수 증가율은 통계청의 고령인구 10만명 당 전립선암 사망자 수 발표와도 흐름을 같이 한다고 봐야겠죠. 통계청에 따르면 1983년 10만명당 3명에 불과했던 전립선 암 사망자수가 2003년에는 46.9명으로 20년만에 15.6배로 늘었습니다. 이는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전립선암이 50대 이후 국내 남성들의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죠. 이렇듯 전립선암은 최근 들어 유병율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암중의 하나이지만 5년 생존율은 미국보다 20% 가량이나 낮은 상태입니다.





양깡 : 미국보다 5년 생존율이 20% 가량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병하 교수 : 이유 중의 하나는 아직까지도 전립선암에 대한 우리 국민들이나 일반 의사들의 인식 부족 때문일 겁니다. PSA 검진의 효용성과 관련하여 유럽의 대규모 study인 ERSPC (Randomized Study of Screening for Prostate Cancer) 에서는 50세에서 74세의 남성들 72,890명을 대상으로 PSA 검진을 했을 때 약 27%에서 전립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줄였다고 보고했는데, 이 결과를 토대로 PSA 검진이 보편화된다면 전립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현재보다 더 낮아지겠죠.





양깡 : 국내 상황을 볼때 PSA 검진이 더 활성화 되야한다고 보시나요?



정병하 교수 : 그렇죠. 우리나라에서도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PSA 검진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과거에는 50세 이상의 중년 남성들은 매년 PSA 검진을 할 것을 권장하였으나 최근에는 이런 검진 대상을 40세 이상으로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PSA 검진을 얼마마다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객관적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으나 건강한 성인 남성일 지라도 최소한 2-3년에 한번씩은 PSA 검진을 받을 것을 권장하며 초기 검진에서 PSA 가 다소 높았던 남성들은 이러한 검사 간격을 줄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양깡 : 전립선 암 증가율이 이렇게 빠르다면,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지 않나요?



정병하 교수 : 안타깝게도 현재 전립선암은 국가 5대암 검진 사업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전립선 암은 가장 빠른 유병율 증가와 함께 구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암입니다. 이러한 전립선암에 대한 조기 검진 사업이 국가적 차원에서 시행된다면 사회 간접 비용 절감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전립선 암 치료로 인한 개인적 차원에서의 막대한 의료비 지출 뿐 아니라 보험 급여와 같은 사회 간접 비용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이죠.





양깡 : 전립선 암에 대해 걱정하는 중년 남성들을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마지막으로 코맨트 해주세요.



정병하 교수 : 전립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은 단순히 비뇨기과 의사들만의 몫이 아닙니다. 건강한 중년 남성 들일지라도 전립선암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경각심을 갖고서 정기적 검사를 받을 때 비로소 전립선암의 공포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 겁니다.





두 인터뷰를 통해 PSA 검사의 의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정상적인 수치를 보이는 40-50대 남성의 경우 2년 정도의 간격으로 지속적으로 관찰하면 되리라 생각되며 그 수치가 높거나 높아지는 경향을 보일 경우에는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 검사를 시행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기억하실 것은 PSA 검사의 조기 진단적 가치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 Firtz H. Schroder 교수님은 GSK 주최 전립선 아카데미 세미나 참석차 내원하셨습니다. GSK에서 취재 공간 및 통역을 지원해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바쁜 진료 중 인터뷰에 응해주신 강남세브란스병원 정병하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전립선 암 로봇 수술 100례 돌파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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