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과 공포는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현상을 보고 있으니까 머리 속이 좀 복잡하군요. 신종 플루와 연관된 포스팅은 이제 좀 자제하려고 했는데, 아직도 몇 가지 오해도 있고... 아쉬움도 있어서 오늘도 포스팅을 해봅니다.



1. 젊고 건강한 사람은 타미플루 처방을 못 받는다?

오늘도 뉴스를 보니까 신종 플루로 인한 사망자의 절반이 젊은 사람인데, 젊고 건강한 사람은 신종 플루에 걸려도 타미플루를 처방하지 않는다는 지침 때문에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폐렴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타미플루를 처방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 신종 플루에 걸리면 대부분 증상이 가볍게 지나가는 편이지만, 간혹 빠르게 폐렴 증상이 나타나고 그 후에 성인 호흡 곤란 증후군(Acute Respiratory Distress Syndrome)까지 진행하기 때문에 폐렴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타미플루를 처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젊고 건강한 사람이라도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타미플루를 처방받을 수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라면 대증 치료만 해도 회복이 되니까 타미플루 처방을 하지 않고 폐렴 증상을 보일 때에는 타미플루 처방을 하게 됩니다. 초기에 경미한 증상을 보여서 대증 치료를 하고 있는데, 증상이 악화되거나 호전되지 않는다면 다시 병원을 방문하셔야 합니다.


2. 독감검사키트에서 이상이 없다고 나오면 타미플루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나?

타미플루 처방에 신종 플루 검사가 필요하지 않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신종 플루 검사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인플루엔자 검사 키트를 이용한 검사라도 원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진료실에서 간단하게 시행하는 신속항원 검사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는 있지만, 문제는 신종 플루에 대한 신속항원검사의 신뢰성이 낮다는 것입니다.(각주1)

신속항원 검사에서 A형 독감이 아니라고 나와도 신종 플루에 걸린 경우가 꽤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속항원 검사에서 A형 독감이 아니라고 나와도 임상 증상에 따라서 타미플루를 복용해야 합니다.(각주2)


3. 신종 플루에 걸렸다면 일단 거점병원을 찾는다?


거점병원은 신종 플루로 인해서 입원이 필요한 사람을 치료하기 위해서 지정된 병원입니다. 신종 플루 환자는 1인 병실에 격리되어야
하고, 병원 내로 오염되지 않도록 문은 닫혀 있고 환기가 병원 외부로 되어야 합니다. 에어로졸이 발생하는 처치가 필요한 환자는
음압유지격리병실에 입원해야 합니다. 이런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병원 내 신종 플루가 확산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거점 병원은 입원이 필요한 사람이 주로 이용하는 것이고,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동네 병의원을 방문한 다음에 타미플루 처방을 받아서 자택에서 1주일간 격리된 생활을 해야 합니다.


4. 타미플루 특허 강제실시는 어떻게 될까?

아직 우리나리의 타미플루 비축양이 WHO 권장에는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지난 21일 복지부 장관이 위급할 경우 타미플루에 대해 강제실시를 해야 한다고 인터뷰를 했다는 뉴스가 올라왔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말이 있더군요.

타미플루의 공급물량이 모자란 것은 이번 신종 플루 사태가 처음은 아닙니다. 2005년 조류인플루엔자(AI)로 전세계가 떠들석하고 일본에서는 타미플루 부작용에 대한 뉴스가 나올 때에도 타미플루의 공급물량이 모자라는 문제로 여러 나라가 고민을 했습니다.

타미플루를 생산하는 로슈는 이 당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세계 창궐에 대비해 타미플루의 생산량을 늘리기로 결정하고 타미플루의 적절한 생산 및 품질관리 능력을 갖춘 세계 각국의 제약사가 타미플루 공동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팬데믹 프로그램(Pandemic program)'을 운영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 국내에서는 '유한양행'이 세계 공급자 중 하나로 선정된 적이 있습니다. 타미플루 생산 능력을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로슈로부터 인정을 받은 제약회사가 국내에 있는 상황입니다.  (청년의사 기사 참조 링크 http://doc3.koreahealthlog.com/32189)

전세계적으로 타미플루 물량이 모자라서 비축 물량을 구하지 못 하는 경우라면 공급물량을 늘리기 위한 타미플루 공동생산 방식에 대해서 검토와 제안을 하는 것이 우선적인 선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공급물량의 문제가 아닌 타미플루 구매 비용의 문제라면 공동생산 방식의 경우 비용을 절감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관계로 특허 강제실시를 통해서 비용을 절감하게 될 것입니다.

과연 우리 나라의 현재 상황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5. 불안감을 해소시키지 못 하는 위기 대응 방식

전세계적으로 통제할 수 없이 확산되어 가고 있는 신종 플루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이런 불안감이 점점 커지는 이유는 적절하지 못 한 대응과 부족한 정보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지난 주에는 정부의 발표와 실제 상황에 큰 차이가 있어서 많은 혼란이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을 전후로 거점 병원과 약국이 발표되고 어느 정도 지침이 정해지기는 했습니다만, 과연 적절한 대응이었는지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해외 유입이 아닌 지역 사회에서 신종 플루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침의 변화가 없다가 사망자 발생 후에 급하게 지침을 변경하는 과정과 타미플루 비축, 백신 확보 상황을 보면 사회적인 불안감을 줄이긴 힘든 위기 대응 방식인 것 같습니다.


참고 자료 :

각주1 Ginocchio CC, Zhang F, Manji R, Arora S, Bornfreund M, Falk L, Lotlikar M, Kowerska M, Becker G, Korologos D, de Geronimo M, Crawford JM. Evaluation of multiple test methods for the detection of the novel 2009 influenza A (H1N1) during the New York City outbreak. J Clin Virol. 2009 Jul;45(3):191-5.
(http://www.ncbi.nlm.nih.gov/pubmed/19540158)

각주2 Interim Guidance for the Detection of Novel Influenza A Virus Using Rapid Influenza Diagnostic Tests. - CDC Guideline for H1N1 Flu
(http://www.cdc.gov/h1n1flu/guidance/rapid_testing.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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