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졌으나 정확한 근거에 의하지 않고 '몸에 좋다더라' 내지는 일부 광고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진실로 알고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미디어에서 검증되지 않는 정보를 보내는 것도 상당히 큰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를 미신이라고 부를 정도로 만연해져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현상은 국내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미국 암학회에서 암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고 있는지 3338명을 인터뷰하여 조사한 연구결과가 최근 Cancer 학회지 온라인판에 기고되었습니다. 응답한 957명을 분석한 결과 인종과 수입수준, 학력 수준에 따라 상당히 큰 차이를 보여줬다고 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질문 사항을 뽑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살펴보시면서 의심, 가능성에 의해 대답하시지 마시고 증명된 사실 여부를 아는데로 사실, 거짓, 모르겠다로 답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기 오염이 심한 도시에서 사는 것이 매일 담배를 한갑씩 피우는 것보다 폐암 위험이 더 높다.


응답자의 67.6%가 그렇다(true)고 대답했습니다만, 사실이 아닙니다. 흡연하는 것이 대기 오염이 심한 대도시 지역에서 사는 것보다 폐암 위험은 더 높다는 것이 밝혀져 있습니다. 상당히 오답률이 높았습니다.



흡연을 오래한 경우 뒤 늦게 금연을 한다고 하더라도 암 발생률을 낮출 수 없다.


응답자의 16.2%는 사실이라고 했고 78.1%에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서 비교적 금연시에 얻는 이득에 대해서는 홍보가 잘 되있다고 보여집니다. 물론 금연을 일찍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금연을 하더라도 계속 흡연하는 것보다는 암에 걸릴 위험이 낮다는 것이 학문적으로 증명되었습니다.




타르가 적게 함유된 담배(Low tar)를 피우면 폐암 발생률이 낮다.



응답자의 14.7%가 사실이라고 했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최근 0.1mg 라고 표기한 마치 덜 유해할 듯한 담배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폐암 발생률을 낮추지는 않습니다.


추가 :: 아래 댓글로 훈사마님께서 저타르 제품에 대한 연구가 실제로 있었는지 질문하셔서 자료를 말씀드리면 기존 연구에서는 very low tar를 7mg 이하를 잡았었습니다. 따라서 0.1mg 제품과 그 외의 제품을 맞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당시 연구에 따르면 tar의 변화에 따른 폐암 발생에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Source : Cigarette tar yields in relation to mortality from lung cancer in the cancer prevention study II prospective cohort, 1982-8. BMJ. 2004 Jan 10;328(7431):72.




과거의 외상이 후에 암을 유발 할 수 있다.


머리나 고환에 외상을 입은 경우 추후 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가설이 있었으나 현재까지 연구 결과는 사실이 아니였습니다. 이 질문에는 37.2%에서 사실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회상편견(recall bias)'라는 것이 있는데, 지금 병을 가진 경우 과거를 회상해 보면 '내가 예전에 여기 부딪힌 적이 있어! 그 것이 지금 질병의 원인일 거야' 라는 식의 오류를 범하는 것을 말합니다.



개인 위생 용품 (샴푸, 데오그란트, 지한제)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응답자의 13.7%가 사실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제품별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제품에 단정적으로 이야기 하기는 어렵습니다만, 허가된 제품에 있어서는 암 발생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특히 요즘 여름철이라 땀냄새를 억제하는 많은 용품들이 나와서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2002년도 발표된 논문중 데오그란트(deodorant)와 유방암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있었는데 유방암 발생을 늘릴 것이란 가설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한 유방 X-ray 촬영(mammogram)이 유방암 발생을 높인다.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응답자의 10.2%에서 사실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란셋 의학저널(Lancet Onco)에 기고된 논문에 의하면 루틴 엑스레이가 유방암의 원인 DNA의 변형을 일으키지 못했다고 합니다. 추후 전향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으나 현재까지는 이론적으로나 임상적으로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 집니다.



추가 :: 아래 댓글로 rad.님의 지적입니다. 아직까지 젊은 여성에서 스크리닝 목적의 mammogram은 breast cancer의 risk가 있으므로 30세 미만의 여성의 경우 주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젊은 여성은 mammogram 촬영후 좋은 영상을 얻지 못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저자들은 mammogram 자체가 유방암의 조기발견이라는 이익이 크고 유방암 발생가능성은 적다는 이유로 이 질문을 'false'로 설정하였으며 주장을 뒷받침하는 의견으로 Lancet Oncology에 기고된 Screening mammography and risk of breast cancer in BRCA1 and BRCA2 mutation carrier: a case-control study 에서는 1600명의 BRCA1 and BRCA2 mutation carrier (breast cancer환자) 와 정상인의 비교 연구에서 스크리닝 목적의 mammogram 의 radiation 정도로는 위험하다고 단정 할 수 없다는 연구를 제시하였습니다.

저자들이 유방암이나 방사선과 전문가가 아니라서 생긴 애매한 설문 조항으로 생각되며 저 역시 이 분야의 지식이 부족한 탓에 제시한 논문만 가지고 말씀드렸습니다. 일반적으로 30세가 넘는 스크리닝 목적의 유방 엑스레이 촬영은 유방암의 조기 발견이라는 큰 이익이 있기 때문에 유방암 발생을 유발할까 걱정하여 검사를 회피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의 질문으로 생각됩니다.




브렛지어의 와이어가 유방암을 유발할 수 있다.


브라, 브라자라고도 하는 여성의 가슴을 보호하거나 미용적으로 입게되는 속옷에 최근 맵시를 더 좋게 하기위해 삽입된 와이어의 유해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있었습니다. 유방암과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었습니다. 응답자의 6.2%에서 사실이라고 대답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추가 :: 이 부분을 다음에서 타이틀로 잡아 사실 당황스러웠습니다. Dress to kill 이라는 책에서 Singer & Griesmaijier 부부가 와이어가 들어간 브레지어가 임파선을 차단시켜서 유방암을 발생시킨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아래 람사마사마께서 댓글로 지적해주셔서 찾아본 결과 미국 암학회에서는 FAQ에서 다루고 있는데 이러한 Rumor에 대해 진실은 다음과 같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유방암과 브라를 착용하는 것에 대해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은 전혀 없습니다. 두 의류학자가 Dress to kill 이란 책에서 이 관계를 언급했으나 여러가지 지역, 인종 및 다양한 변수에 대해 조정을 하지 않았고 특히 기존에 유방암의 위험 인자에 대한 변수 통제역시 하지 않아 과학적인 증명은 될 수 없었습니다"

관련 해외 뉴스 : Breast cancer risk




헨드폰 사용이 사용자로 하여금 암을 유발할 수 있다.


과거 상당한 이슈가 되었던 주제입니다. 동물 실험에서 뇌종양을 야기했다는 이야기도 미디어를 통해 이야기 되었지만, 어느새 잊혀져 쓰던데로 헨드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정말 유해하다면 적어도 담배처럼 "장시간 사용시 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라는 문구라도 넣어야한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으셨는지요?


응답자의 29.7%가 사실이라고 말했고 41.9%에서 아니라고 말했으며 모르겠다라고 말한 사람이 24.7%였습니다. Cellular telephone use and cancer risk, J Natl Cancer Inst. 2007 에 따르면 420,095의 사람을 대상으로 1982년부터 2002까지 조사한 결과 헨드폰 사용과 발암 위험과의 상관계를 증명하지 못했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여러 논란이 계속되는 주제이고 앞으로 더욱 연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명확합니다만,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을 아는가에 대한 관심 및 정확한 정보 획득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설문이라는 것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적당히 피부를 태우는 것은 피부암을 예방할 수 있다. 썬텐 기계로 태우는 것은 피부암 발생과는 상관 없다.


피부 관리실에 있는 썬텐 기계(tanning booth)에서 살을 태우는 것도 피부암(cutaneous melanoma)발생을 늘린 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Tanning beds, sunlamps, and risk of cutaneous malignant melanoma.Cancer Epidemiol Biomarkers Prev. 2005 에 따르면 썬텐 기계를 이용한 썬텐 역시 통계적으로 발암을 높인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안전하게 살을 태울 수 있는 UV 시스템" 이라고 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소비자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지요.  8.4%의 응답자가 이 질문에 사실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번 연구의 의미


이번 연구 자체는 각각 설문 주제에 대해 널리 알리는 것이 목적이 아닌 얼마나 정확한 의학 정보를 가지고 있느냐에 대한 연구입니다. 잘못된 믿음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생활 습관을 오히려 방해하고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건강과 국가적인 경제적 손실 및 인적 자원의 손실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취약하고 저학력의 유색인종에서 잘못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국가적으로 명확한 정보 획득을 할 수 있는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며 이는 현재 정리되지 않은 의료체계로 많은 고민과 잘못된 소비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필요한 사항이라고 여겨집니다.



Source : Prevalence and sociodemographic correlates of beliefs regarding cancer risks, Cancer, Kevin Stein, PhD 1 *, Luhua Zhao, MS 1, Corinne Crammer, PhD 1, Ted Gansler, MD, MBA  Published Online: 26 Jul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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