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음주는 줄고 여성 음주는 늘어…음주 조절 어려우면 전문가 도움 받아야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따른 방역단계 강화로 직장인들의 회식이나 술자리가 줄었다. 하지만 11월은 여전히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매년 공동 추진하고 있는 음주폐해 예방의 달이다.

보건복지부 ‘OECD 보건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주류소비량은 연간 8.52008년 이후 조금씩 줄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 해 7만 명 이상이 알코올 의존증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최근 음주 운전자의 역주행 사고와 뺑소니 사건을 비롯해 잇따른 음주 사건사고가 사회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음주 운전 발생 건수는 217,148건이었다. 음주로 인한 부상자는 32,952, 사망자는 346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취 폭행 발생 건수도 1372,137건으로 나타났다.

음주로 인한 사건사고 외에도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건강에 치명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알코올은 몸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 발암물질을 생성, 소량의 음주만으로도 암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간암구강인두암과 후두암식도암대장암직장암유방암과 직접 연관이 있다고 보고된다. 알코올은 암 외에도 심혈관 질환, 만성질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은 뇌에 영향을 미쳐 의존(중독)을 일으킨다. 알코올은 뇌의 중추신경계 보상회로를 교란해 도파민 분비 장애를 야기한다. 생각판단조절 능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에 분포하는 신경세포를 파괴하기 때문에 스스로 음주 횟수와 양을 조절할 수 없는 중독에 빠지게 된다. 알코올 중독은 약물도박게임 중독과 유사하게 뇌에 작용해 스스로 빠져나오기 어렵다. 재발이 잦아 장기 치료가 불가피하다.

음주 폐해는 고스란히 사회경제적 부담으로 돌아온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주요 건강위험요인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규제정책 효과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음주는 94,524억 원 상당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흡연(71,258억 원)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음주 폐해 예방을 위해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1819세 이상 성인 중 여성의 고위험 음주는 20053.4%에서 20188.4%2.5배 늘었다. 고위험 음주란 주 2회 이상, 여성이 한 번에 5잔 이상 음주하는 비율이다.

여성 알코올 의존증 환자도 늘었다. 최근 전체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반대로 여성 환자는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알코올 사용장애로 진료받은 환자는 모두 74,915명이었다. 이 가운데 남성이 57,958명으로 여성의 3배 이상이었다.

반면 2015~2019년 진료받은 환자 추이를 보면 여성은 201515,279명에서 201916,957명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특히 20~30대 비교적 젊은 층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남성은 61,706명에서 57,958명으로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상규 교수는 전체 알코올 소비는 줄고 있지만, 20~30대 여성의 음주 문제는 오히려 늘고 있다음주로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거나 술 마시는 양이 점점 늘고, 같은 양으로 만족감이 줄어드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알코올 의존증을 의심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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