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안면경련으로 불리는 ‘편측안면연축’은 나이가 들면서 노화된 혈관이 안면신경을 누르면서 생기는 떨림이다. 주로 눈과 입이 떨린다. 얼굴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안면마비로 착각하기 쉽지만 안면연측(안면경련)과 안면마비는 전혀 다른 질환이다.

일단 안면연측과 안면마비는 발생 원인이 다르다. 안면마비는 바이러스 감염이나 안면신경 기능에 장애가 발생해 나타난다. 한쪽 얼굴 근육에 마비가 나타나 입모양 등이 비뚤어지고 눈이 감기지 않는다. 대부분 자연히 좋아지지만 약물치료(항바이러스제재, 스테로이드)와 물리치료 등으로 치료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편측안면연축은 신경이 혈관에 눌려 발생하는 과흥분증상이다. 혈관의 노화로 구불구불해진 혈관이 신경을 압박하고 지속적으로 자극하면서 신경을 보호하고 있는 신경막이 손상돼 발생한다. 대게 눈 아래 외측이 떨리고 심해지면 눈이 저절로 강하게 감기는 증상을 보인다.

무엇보다 안면마비는 대부분 자연회복되지만, 편측안면연축은 자연회복이 어렵고 방치하면 얼굴 전체가 일그러지거나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편측안면연축 환자는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안면신경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7만1,994명에서 2019년에는 9만2,503명으로 최근 5년 동안 무려 28% 증가했다. 연령대로 보면, 2019년 기준 노화가 시작되는 40~50대 중년이 3만9,560명으로 전체에서 40%를 넘게 차지했다.

보통 편측안면연축은 눈 외측이 떨리고, 눈이 저절로 강하게 감기면서 시작된다. 한 쪽 안면신경의 지배를 받는 얼굴 근육이 수축해 눈이 감기고, 입술이 한 쪽으로 끌려 올라가 입 모양이 일그러진다. 심해지면 눈이 감김과 동시에 입이 씰룩 거리게 된다.

자연적인 치유는 어렵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횟수가 증가하고 정도도 오히려 심해진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안면의 한쪽 근육과 반대편 근육의 비대칭 발달이 이뤄지기도 한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한 이유다.

편측안면연축 치료는 약물‧보톡스‧수술치료의 과정을 거친다. 약물치료는 신경안정제를 약하게 쓴다. 신경안정제는 안면신경 흥분도만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흥분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졸림‧무기력‧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있다.

보톡스 주사도 쓰인다. 근육을 마비시키는 효과로 1회 주사로 평균 3개월 정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주사 횟수가 늘 수록 약효가 떨어져 궁극적인 치료로는 한계를 보인다.

편측안면연축의 보다 근본적인 치료는 원인 혈관을 떼어놓는 수술이다. 미세혈관감압술 수술은 가장 좋은 치료법으로 95% 이상 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완치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이승환 교수는 “편측안면연축은 뇌혈관 퇴행성 변화로 혈관이 늘어나고 구불구불해져서 안면신경을 압박해 발생하므로 혈압과 고지혈증을 조절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40대 이후는 특별히 피로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3개월 이상 경련이 지속되면 전문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