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들은 농담 삼아서 아이들과 여성만 없으면 공부할 것이 반 이하로 줄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의학공부에 있어 상당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하는 농담인데요, 마찬가지로 영화에서 사랑 이야기를 뺀다면 세상 영화의 절반은 줄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 속 사랑이야기가 그저 그렇게 치부되는 요즘입니다만, 그 중에서도 독특한 느낌의 영화들이 있습니다. 그런 작품 중 하나로 달콤살벌한 연인을 들 수 있는데요, 이 영화는 원래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로 기획이 되었지만 작품을 다 완성하고 나서 결과가 성에 차지 않자, 손재곤 감독이 여기에 여성 범죄자 이야기를 넣어서, 로맨틱 코미디 & 스릴러라는 장르의 영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을 통해 몇 가지 건강 상식을 알아 보겠습니다.




1. 사랑이란 이름의 생화학 반응


1. 사랑이란 이름의 생화학 반응


30대 초반의 영문학 강사, 황대우(박용우). 그는 서른이 넘도록 첫 키스는 물론 연애다운 연애도 못해본 사람입니다. ‘정말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나지 못한다면, 차라리 혼자 사는 게 낫다'고 말하는 황대우는, 노처녀 못지않게 시니컬하고 까칠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미나(최강희)와 사랑에 빠진 그는 한없이 부드러워집니다. 그에게도 드디어 사랑이 찾아온 거죠. 짧은 시간동안 사람을 가장 크게 변화시키는 것은 아마도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다시 태어난 것 같아요~”라는 노래도 있으니까요. 도대체 사랑의 무엇이 사람을 이렇게 바꿔놓는 걸까요?


사람이 사랑의 감정을 느낄 때 뇌 속에 있는 림빅시스템에서는 옥시토신, 바소프레신, 도파민, 세로토닌 등의 호르몬들과 엔돌핀 같은 몰핀계 물질들이 분비됩니다. 이런 생물학적 반응이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즐거운 기분을 만들며 식욕과 성욕, 그리고 성공적인 성관계에 이르도록 유도하게 되는 것이죠. 황대우가 이미나와 첫 키스를 한 다음, 마치 세상이 다 자기 것이 된 것처럼 느끼며 아파트 정원에 누워 정신 나간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도 다 이런 뇌 속의 생화학 반응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스트레스의 관리


2. 스트레스와 밀접한 허리 통증

사실, 낯가림이 심한 황대우는 마음에 드는 여성 앞에서 자꾸만 말이 헛나가서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엉뚱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뜩이나 좋지 않던 허리통증은 더욱 심해지곤 했죠.


오래 앉아있는 현대인들의 고질병 중 하나가 바로 허리통증, 요통입니다. 요통을 겪어보신 분들은 대개 극심한 통증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건 ‘이러다 정말 허리를 영영 못 쓰는 게 아닐까’ 하는 공포라고 하지요. 허리통증의 원인은 상당히 다양하지만, 대부분의 급성요통은 별다른 치료 없이 휴식만 취해도 증상이 호전됩니다.


방사선학회지와 척추학회지의 연구 논문 중에 허리디스크 탈출이 MRI에서 관찰된 환자를 별다른 치료 없이 휴식만 취하게 하고 추적 관찰한 결과를 보고한 것이 있는데요, 상당 수 환자에게서 디스크 돌출 감소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관련글 : http://mabari.tistory.com/6)


흔히 스트레스로 인한 질병이라고 하면 위장장애만 떠올리시는 데, 요통 역시 스트레스와 관계가 깊습니다. 평소에는 요통이 없다가 스트레스만 받았다-하면 이상하게 요통을 생긴다는 것인데요, 극중에서 황대우가 이미나의 이상행동을 발견할 때마다 요통이 심해지는 것도 마찬가지죠.


3. 디스크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하는 건 아니다

한편, 요통의 또 다른 원인인 추간판 디스크 탈출증, 즉 디스크의 경우도 무조건 수술을 해야하는 건 아닙니다. 척추에 변형이 있어 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나, 약물 치료에 효과가 없는 참기 힘든 통증이 있는 경우, 마지막으로 신경학적인 손상 예를 들면 운동 기능 소실이나 감각 기능 소실이 있을 때 수술을 권하게 되죠. 


때문에 신경외과 의사들도 디스크는 무조건 수술하는 병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일부 공인되지 않은 물리치료나 대체요법으로 디스크를 없앤다거나, 아예 디스크를 제자리에 돌려놓는다는 유사의료 행위 광고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대부분은 치료 자체의 효과라기 보다는 저절로 좋아진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지요.


4. 스트레스의 관리

마지막으로, 다시 영화로 돌아가면, 전부터 정신과 상담을 받았던 황대우는, 달콤 살벌한 연인과의 이별을 앞두고 또다시 정신과를 찾아갑니다. 이별은 그에게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였기 때문이죠. 실연이나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같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리적으로 합리화하거나 부정하는 등 적응장애가 나타나곤 합니다.


전부터 취약한 소인이 있는 경우라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해 이성적 판단을 못하게 되기도 하죠. 최근 이런 적응장애를 주소로 정신과를 찾는 현대인들이 늘고 있다고 하는데요, 다행히 황대우의 경우, 몇 년 후에 우연히 만단 이미나를 웃으면서 보내주는 것으로 보아 적응장애를 잘 극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실연의 아픔으로 아파하는 분들이 계실텐데요, 무심하게 들리겠지만 '시간이 약'이란 말이,  지나고 보면 다 맞는 이야기란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문제는 이런 실연이 아니더라도 현대인들은 늘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이죠. 따라서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한두가지쯤은 알고 있어야 하는데요,  전문가들은 명상과 같은 이완 요법을 통해 스트레스로 인한 생리적 심리학적 증상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꼭 명상과 이완과 같은 생체 자기제어 기법이 아니더라도 재미있는 영화 한편으로 잠시 시름을 잊어보는 것도 좋겠죠. 오늘 퇴근길에는 영화 한편 보시는 것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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