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로 자가 진단하고 병 키워…원인 파악과 조기 치료 중요

당뇨고혈압을 가지고 있던 김모(68)씨는 10년 동안 약으로 치료하고 있었다. 목욕탕을 가면 자주 어지럼증을 느꼈다. 그러다 6개월 전부터는 목욕탕이 아닌 집에서도 앉았다 일어날 때 어지럼증이 반복됐다.

저혈당 증상이 의심돼 사탕을 먹기도 했다. 병원 검사 결과 혈당에는 문제가 없었다. 최근 김씨는 집 근처 공원에서 자리를 옮기려고 일어났다가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어지럼증 환자가 늘고 있다. 누워있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어지럼증이 반복된다면 기립성 저혈압을 의심할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의 대표 증상은 어지럼증이다. 이때 발생하는 어지럼증을 기립성 어지럼증이라고 한다.

누워있다 일어서면 500~1,000정도의 혈액이 하체 정맥혈 방향으로 몰린다. 이때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지고, 뇌로 향하는 혈류량은 감소한다. 뇌혈류가 6초 이상 중단되거나 수축기 혈압이 60~80Hg 정도로 떨어지면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눈앞이 깜깜해지고, 의식소실이 일어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보면, 2020년 기립성 저혈압으로 병원에서 진단 받은 환자는 모두 21,412명으로 201513,803명보다 55% 가량 늘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전체 어지럼증 환자의 절반 가량은 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이로 인해 부상을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기립성 어지럼증 환자의 17%가 낙상을 경험했고, 5%는 외상을 입을 정도로 심각한 합병증을 경험했다.

기립성 어지럼증은 여름철에 심해진다. 여름은 체온조절을 위해 피부로 혈액이 많이 몰려 심부혈액양이 감소하고, 기립성 어지럼증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땀 분비로 인한 탈수 역시 혈액의 농도를 높여 원활한 혈액 순환을 방해해 어지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때 생기는 어지럼증은 앞이 캄캄해지거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한다. 보통 수 초 동안 증상이 지속되지만 수 분까지 증상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무기력감과 오심을 호소하기도 하고. 얼굴이 창백해지기도 한다.

기립성 어지럼증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평소 200~250정도의 찬물을 하루 3번 마시면 일어날 때 수축기 혈압을 20Hg 정도 올릴 수 있다. 수분 섭취를 늘리고 한자리에 오래 서 있지 않는 습관도 어지럼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별한 금기 사항이 없다면 하루 0.5~2.5g 정도의 염분을 섭취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고혈압이나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염분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복대나 탄력 스타킹 등으로 다리와 복부를 압박해 주는 습관도 하체 정맥혈 방향으로 피가 고이는 것을 막아 일어날 때 어지럼증을 예방할 수 있다. 어지럼증을 느낄 때면 머리를 낮추고 다리를 몸보다 높게 하는 게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세란병원 박지현(신경과 전문의) 진료부원장은 여름철에는 실내외 온도 차에 따른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기립성 어지럼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기립성 어지럼증이 일시적이지 않고 자주 반복된다면 자율신경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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