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굉장히 자유 분방한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성문화에 대해서는 사회 계층마다 다르고
지역과 가문에 따라 다르다고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자유롭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내에서 이뤄지는 성교육은 다분히
논란이 있습니다. 십대 또는 그 이전 부터 금욕적이고 보수적인 성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 출처 :
www.campusprogress.org
>


2005
년 2월 16일 미국 뉴욕 타임즈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실책 중 하나로 성교육을 꼬집었습니다. 니컬러스
크리스토프(Nicholas D. Kristof)가 쓴 기고의 제목은 '부시의 섹스 스캔들'(Bush's Sex Scandal)로
실제로 스켄들을 낸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의 성교육을 절제. 금욕적인 면만 가르켜서 결국에는 원치않는 임신이나 성병을 제대로
예방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이였습니다.



2007년 8월 4일 이 금욕적이고 절제를 강조하는 성교육의 실효성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되 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옥스포드대 Evidence-Based Intervention 센터의 연구진들은 언어와 지역에 구별없이
금욕적인 성교육에 대한 연구들을 검토하여 그중 무작위 실험을 한 13개의 논문들을 메타 분석했습니다.



13개의 논문의 대상들은 미국 청소년들이였고 총 대상의 수는 15,940명이였습니다. 이들이 임신이나 HIV또는 성병에
감염되었는지 조사하였고 얼마나 안전한 성관계를 하는지 역시 조사하였습니다. 결론은 매해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는 미국에게는 꽤
충격적이 였습니다. 왜냐면 금욕만 가르키는 성교육이 HIV 감염위험을 줄일 수 없다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금욕, 절제만을 가르키는 성교육은 효과가 없다>


이 연구의
평가는 각 대상자들이 스스로 설문에 익명으로 답하는 것으로 이루어 졌기 때문에 그 정확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HIV 감염의 위험성을 아무 조취 (콘돔 미사용) 없이 질내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HIV의 정확한
감염률을 비교할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대상이 된 논문중 HIV 감염이 있었다고 보고한 것은 한 건도 없었는데 대부분 자기
스스로 답변하는 형식의 설문조사였고 관찰 기간도 짧았기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의 주장은 확고합니다. 13개의 논문을 종합해서 분석한 결과 금욕, 절제를 강조하는 성교육이 다른 성교육이나,
아니면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에 비해서 더 나은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HIV를 줄이는 안전한 성관계를 하는지 관점에서
본다면 말이죠. 이 연구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와 HIV 위험에 대한 연구가 병행되지 않은 논문들을 배제했기 때문에 확고한
진리로 받아들이기에는 성급합니다.



도대체 금욕적인 성교육(abstinence only program)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시겠다는 분들을
위해서 잠시 설명을 드리면 금욕, 순결선언 등 성관계에 대한 절제를 주로 가르키는 것입니다. 금욕적인 성교육에 안전한 성관계에
대한 교육이 첨가가 되면 abstinenece plus program 이라고 합니다. 이 연구는  abstinence only
program 이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주장 하는 것이며, 미국은 정부 차원에서 금욕적인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교과과정에 있는 금욕적인 성교육 책자>



이러한
금욕적인 성교육의 배경에는 너무나 무절제한 성관계에 대한 우려 때문입 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아직 HIV 감염 환자 (소위
에이즈 환자)가 해외에 비하면 적고 국민들의 우려도 적은 편입니다. 젊은 청소년들 역시 대체적으로 아직 획기적인 치료법이 없는
이 질환에 대한 걱정은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에 걱정이 앞섭니다. 자유로운 성관계의 가치적 판단은 제가 할 수 없습니다. 사회
문화적, 그리고 시대적 요인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전한 성관계에 대한 인식은 확고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콘돔(condom)의 사용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지요. 자신이 생각하는 성에 대한 가치가 다르다 보니 이런 안전한
성관계에 대한 교육이 오히려 성에 대한 자유로운 풍조를 조장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안전한 성관계를 가지지 않는다면,
HIV같은 위험 질환에 사회 구성원 전체가 위험해질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국가적으로 금욕적인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National Abstinence Education
Association
에서는 이번 연구가 첫 성관계가 시작되는 시점이 늦어지는데 효과가 있고 십대들의 무분별한 성관계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성적 파트너 수를 줄이는 긍정적인 평가에 대해서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전 연구들 중에서는 이런 교육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던 것들도 있었습니다.


금욕적인 성교육에 안전한 성관계에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이 더해진다면 분명 질병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만, 실제적으로 금욕과 안전한 성관계에 양립하기 어려운 분명한 입장차이가 존재한다는 점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년간 10억 달러의 추가적인 비용이 드는 이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미국내 조성되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부시 행정부에 대한 여러가지 비판 여론중 하나가 될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과거 논란이 된 베네통 광고, 성직자가 아닌 금욕적인 성교육을 받은
아이들이라고 생각하면 시사하는 바가 다르게 느껴진다>


미국의 금욕적인 성교육은 아이들이 절제된 성 관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인간은 미성숙한 존재이기 때문에 이성적인 판단이나 배워왔던 교육대로 항상 실천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우발적, 또는 다른 가치관에 입각해서 가질 수 있는 성관계에서 질병과 원치 않는 임신으로 부터 안전한 방법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금욕과 절제를 가르키는 성교육의 가치는 높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가져야할 성의 가치에
대해서 가르키는 것은 단순히 HIV 감염 위험과 원치않는 임신수가 어떻다더라는 수치상으로 따질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Source : Underhill K et al. "Sexual abstinence only
programmes to prevent HIV infection in high income countries:
systematic review." BMJ 2007; 335: 2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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