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질병관리본부와 기후변화건강포럼은 ‘가을철 감염병 중 쯔쯔가무시증의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가졌습니다. 포럼의 목적은 기후변화에 따라 진드기 매개 감염병의 발병지역이나 환자가 확산, 증가되어 향후 기후 변화로 인한 건강피해를 전망하고 대응체계를 마련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올 초부터 전 세계에 유행하고 있는 신종플루(H1N1)로 인해 가을철 발열성 질환들은 제대로 홍보조차 되지 않고 있지만 신종플루에 비해 훨씬 더 치사율이 높은 질환이 가을철 발열성 질환들입니다. 쯔쯔가무시의 경우 감염 후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20%에 이르고 있으며 초기 증상이 감기 몸살과 비슷해 제때에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을철 발열성 질환에는 쯔쯔가무시증,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 출혈열), 렙토스피라증이 포함되는데 이들 질환은 주로 가을에 발생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9월부터 감염 사례가 늘어가기 시작해서 10월부터 11월에 정점을 이룹니다.



이 쯔쯔가무시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최근 가을철 발열성 질환 발병 추이>

이들 질환 중에 쯔쯔가무시의 발생률이 최근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7년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쯔쯔가무시는 2003년에 1415건에 불과했지만 2006년에는 6480건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런 변화는 야외활동하는 인구의 증가가 직접적인 원인이겠지만 그 외에도 기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2008년 건강영향평가 시범사업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전염병 감시체계 개선 방향’ 연구를 진행했는데 결과가 꽤 충격적입니다. 지난 3년간 전염병 발생 기준으로 온도 변화에 따른 전염병 발생을 예측해 보니 국내 온도가 섭씨 1도 상승할 경우 5가지 전염병(쯔쯔가무시, 말라리아, 세균성이질, 렙토스피라, 장염비브리오)의 평균 발생률이 4.27% 증가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향후 기온 변화에 따른 질병 취약 계층을 찾아 관련 보건의료시스템 마련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쯔쯔가무시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쯔쯔가무시증는 리케치아균의 일종인 쯔쯔가무시(O. tsutsugamushi)가 일으키는 질병인데요 보통 들쥐등 야생 설치류의 진드기 유충 몸속에 들어 있다가 들판에서 활동하는 사람에게 진드기가 옮겨가 물면서 전염이 됩니다. 안타깝게도 쯔쯔가무시의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쯔쯔가무시의 혈청형(serotype)이 다양하기 때문에 백신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알려져있는데 최근 쯔쯔가무시균의 유전체 염기서열과 병인기전 및 다양한 병원성 유전자가 발견되고 있기 때문에 머지 않은 미래에는 상용화된 백신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백신이 없기 때문에 질병 차단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 가을철 들판에 작업할 때에 풀밭에 눕는 행동을 피하고 벌레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들판이나 풀밭에서 작업한 사람이 고열, 오한, 두통, 림프절 비대, 피부발진 등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으로 가야합니다. 쯔쯔가무시 증의 특징적인 증상으로 진드기가 물었던 자리에 직경 5mm 정도 크기의 가피가 생기는 것이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제공하는 쯔쯔가무시증 홍보 만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쯔쯔가무시증에 대한 연구들은 주로 환자의 임상 소견과 진단에 대한 보고서에 그치고 있고 체계적인 발생 양상이나 발병 위험요인을 밝히는 역학 연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조사된 바에 의하면 명확한 지역적인 특성을 보이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다발하는 지역을 연결하면 삼각형이 이뤄지는데 북으로는 북부 일본과 극동의 러시아, 남으로는 북부 오스트레일이아, 서쪽으로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이 됩니다. 이 삼각형을 쯔쯔가무시 삼각형(tsutsugamushi triangle)이라고 부르고 우리나라도 이 삼각형 안에 포함되 있습니다. 지역적으로 본다면 충청권, 전라권,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다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006년 질병관리본부에서 집계한 가을철 발열질환 발생지도>

국내 발생 자료를 분석한 2006년 질병관리본부의 쯔쯔가무시 심층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농사 중 과수농사를 짓는 것이 발생 위험을 유의하게 높이고 있으며 이는 쯔쯔가무시증을 매개하는 들쥐와 털진드기의 생활상과 관련이 높습니다. 그 외의 농사와 관련된 야외활동을 하는 도시인들도 감염 사례가 있다는 것도 눈여겨봐야할 사안입니다. 최근 주말 농장을 이용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더 이상 쯔쯔가무시가 농촌에 국한된 질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농촌에서 식사나 세참을 먹는 휴식장소가 실내가 아닌 풀밭에서 하는 경우나 작업 후 작업복을 갈아입지 않는 경우에도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바, 야외 활동 시에는 벌레 기피제를 사용하고 풀밭에 눕는 행동을 가급적 피해야하며 야외 활동 후에는 옷을 꼭 갈아입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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