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한 방울로 신생아부터 성인까지 간편하게 조기 진단 가능

매년 2월의 마지막 날은 세계희귀질환의 날이다. 유럽희귀질환기구(The European Rare Organization)는 희귀질환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예방과 관리치료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15년 전 세계희귀질환의 날을 제정했다.

희귀질환은 나라마다 그 기준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6,000여 종이 넘는 희귀질환이 있다. 국내에서는 유병인구가 2만 명 이하이거나 진단이 어려워 유병인구를 알 수 없는 질환으로 희귀질환을 정의하고 있다. 국내 희귀난치질환 환자는 약 80만 명으로 추산된다.

리소좀 내 분해 효소 결핍으로

사망까지 이르는 리소좀 축적병

70여 종 대사질환으로 분류

희귀질환은 말 그대로 희귀해서 환자 수가 현저히 적다. 그 가운데서도 리소좀축적병(Lysosomal Storage Disease, LSD)’으로 국내에 밝혀진 환자 수는 400여 명 정도로 유병률이 매우 낮다.

리소좀 축적병은 체내 손상된 세포나 잔해, 불필요한 성분을 소화처리하는 세포기관인 리소좀의 특정 효소 기능이 결핍돼 나타나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리소좀 안에 존재하는 분해 효소 중 하나가 부족하면 리소좀이 소화처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또 몸에 독성 물질이 오래 축적돼 각종 대사질환 장애를 유발하고 체내 주요 장기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심각하면 심장뇌 손상도 진행될 수 있어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 이 질환은 신생아부터 성인까지 언제든 발병할 수 있다. 환자가 워낙 드물고 다양한 의심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타 질환과 혼동 가능성이 있어 진단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

리소좀 축적병은 결핍된 효소의 종류에 따라 70여 종의 대사질환으로 분류된다. 고셔병과 파브리병헌터병 등이 대표적이다. 고셔병 증상과 신체 특징은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빈혈과 혈소판감소증, 비장 비대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면 중추신경계가 손상될 수 있다. 파브리병은 말단감각이상과 땀 감소증, 각막 혼탁 등의 증상을 보인다. 특히 파브리병의 보인자인 여성은 무증상에서 중증에 이르기까지 더 다양한 범위의 임상증상을 보인다.

헌터병은 뮤코 다당체축적증 II형이라고도 불린다. 자갈 모양의 울퉁불퉁한 피부 소견과 호흡기 증상, 반복적인 중이염탈장, 만성설사, 관절 구축 및 간비장 비대, 신경계 증상, 심부전, 성장속도 지연 등이 나타난다.

‘리소좀 축적병 선별검사’로

조기 발견해 관리할 수 있어

과거 리소좀 축적병은 불치병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부족한 효소를 채워주는 효소대체요법(ERT) 치료가 개발돼 일상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보통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빠른 치료가 좋은 예후로 연결된다.

전문의들은 인체 조직의 영구적인 변화가 오기 전에 올바른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병원에 가면 혈액 한 방울만으로 리소좀 축적병 여부를 진단하는 리소좀 축적병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다.

리소좀 축적병 선별검사는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기 위한 목적이다. 선별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100% 발병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의의 진료와 추가 검사가 필요하고, 유전자 검사를 통해 최종 확진할 수 있다.

GC녹십자의료재단 이아람(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는 리소좀 축적병은 희귀질환 중 특히 생소한 질병이다 보니 제때 알맞은 진단을 받지 못하고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신생아부터 성인까지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간편하게 선별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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