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종인플루엔자 때문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에서 비껴났지만 여전히 중요한 질환이 급성 A형 간염입니다.

  과거부터 늘 있어왔던 급성A형간염이 최근에 갑자기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게 된 이유는 우리나라의 살림살이(경제수준)와 관계가 있습니다. 

뜬금없이 급성A형간염하고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무슨 문제인가 하시겠지만, 사실 알고보면 살림살이와 유행하는 질병의 형태는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70년대 이전만 해도, 우리네 살림살이라는게 아주 잘사는 몇몇 집을 제외하고는 모두 그렇고 그렇게 어렵고 궁핍했습니다. 

당연히 위생상태도 지금하고는 비교가 될 수 없었겠지요. 영양상태도 좋지 못했고요. 이런 이유로 그 당시만해도 많은 질환들이 바이러스나 세균들로인한 전염성 질환들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살림살이가 좋아지면서 위생상태도 좋아지고, 영양상태도 좋아지니까 전염성 질환은 줄어들면서 성인병질환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죠.

그런데 세상이 공평한건지 어려운 시절에는 나쁜것만 있을 것 같은데, 엉뚱하게도 그런 이유로 좋은 점도 있었으니 당시에는 어렸을때 A형간염 바이러스에 당연히(?) 노출 되어 그냥 가벼운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니까 전국민이 자연면역되었습니다. 지금도 5-60대 이후의 분들은 거의 대부분이 A형간염 항체를 가지고 계십니다.

A형간염은 수인성 전염병이기 때문에 위생상태가 좋아지면 당연히 감염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70년대 이후에 급격하게 감염율이 떨어지면서 지금의 3-40대는 항체형성율이 대개 2-30%정도 되고, 10대~20대는 불과 4%정도 밖에는 안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10년전부터 A형간염 예방접종이 시작되어 10세 이하에서는 항체양성율이 60%대로 올라 갔습니다.



출처 : J. Korean Med Assoc 2008;51(2):110-118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한참 활동적으로 활동하는 10대부터 30대 까지가 A형간염의 감염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는 거죠. 특히 급성 A형간염은 성인이 되어서 감염되었을 경우 증상 정도도 굉장히 심하고 일부에서는 전격성간염으로 이행되어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불과 1-2주만에 사망할 수 있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1020세대면 A형간염예방접종을 받으세요. 접종은 6개월 간격으로 2차례 접종하게 됩니다. A형간염은 예방접종을 함으로써 완벽하게 "예방"할 수 있는 몇가지 안되는 질환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만일 당신이3040세대면 병원에서 항체검사를 해 보고 항체가 음성이면 반드시 A형간염 예방접종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A형간염처럼 국민보건학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국가적인 예방접종사업을 통해서 확실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은 당연히 국가에서 나서서 긴급하게 무상접종을 대대적으로 시행해야 하지만, 의료계에서 무수히 건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나서지 않으면 개별적으로 접종을 해서라도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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