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희귀질환…‘크론병’ 환자 10에 4명은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염증성 장질환’은 장 전체에 걸쳐 만성 염증이 생기는 난치성 희귀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 염증성 장질환이다. 이들 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장협착과 성장저하와 같은 합병증이 발생하기 쉽다.
과거 염증성 장질환은 서구 국가에서 유병률이 높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최근 10년간 유병률이 2배 이상 높아졌다. 특히 크론병 환자의 25~30% 가량은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시기에 발생, 성인기까지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설사‧복통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혈변, 크론병은 치루‧농양 같은 항문 증상이 흔하다. 장 이외에도 피부의 결절 홍반과 피부 괴사를 동반하는 염증성 피부질환인 ‘괴저 농피증’, 눈의 포도막염, 관절염‧신장결석 등의 동반 증상이 나타난다.
염증성 장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유전적 요인이 있는 환자에서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식이‧위생 상태 변화 등 외부 요인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의 염증성 장질환은 성인에 비해 중증인 경우가 많다. 위장관의 만성 염증으로 인해 영양소가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급격한 체중 감소를 일으킨다. 여기에 더 나아가 성장과 이차 성징이 지연되는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일시적이다. 하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일부 환자에서 영구적일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증상에 맞는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염증성 장질환 진단은 기본적으로 임상 증상과 내시경 검사 결과를 본다. 여기에 혈액‧대변 검사, 복부 CT‧MRI 검사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복통‧혈변‧설사 같은 위장관 증상이 먼저 발생하면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치료는 아미노산과 당분‧무기질‧비타민이 골고루 들어 있는 ‘완전경장영양’ 식이요법이 증상 완화에 좋다. 치료 효과도 스테로이드 약물 복용과 거의 동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장 점막 염증을 치료하는 ‘생물학적 제제’를 조기에 투여해 장 협착과 같은 합병증을 예방하는 방법도 선호한다. 협착‧누공‧치루 등 증상이 동반되면 외과적 협진이 도움이 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유민 교수는 “소아·청소년은 뚜렷한 원인 없이 체중 감소와 식욕부진‧피로‧치루‧항문농양‧결절홍반‧포도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염증성 장질환의 가능성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평소 가족의 관심을 바탕으로 조기에 병원을 찾아 맞춤 치료를 시행하면 질병으로 자라나는 소아‧청소년의 꿈이 꺾이는 안타까운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