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자살 시도’ 원인‧경로 분석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최근 발간한 ‘2022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의 자살자 수는 13,195명이었다. OECD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은 24.6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평균(11.0)보다 2.2배 높다.

성별로 보면 전체 자살사망자 중 남자는 9,093명으로 68.9%, 여자는 4,102명으로 31.1%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50대가 2,606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살률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해 80세 이상(62.6)이 가장 높았다.

한국 사람들은 왜 자살을 할까? 이때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심세훈김지선 교수팀이 최근 자살시도자들의 자살시도 원인과 경로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심세훈김지선 교수 연구팀은 농약 음독과 목맴 등의 치명적인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한 성인 200명과 자살을 염두에 두고 있는 성인 우울증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자살률 감소를 위한 연구는 심층면접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자살시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면접은 자살을 시도한 지 24시간 이내에 이뤄졌다. 이번 연구는 자살시도자들이 자살을 시도한 직후 심층 면접을 진행한 최초의 연구로 평가된다.

연구 결과, 자살시도자들의 자살 시도 주요 원인은 짐이 된다는 느낌 소속감 단절 습득된 자살잠재력(자살에 대한 두려움이 낮아지는 것)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그 원인들이 사회적응과 대인관계를 어렵게 하고, 우울 증상을 가중시켜 자살 시도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두 그룹의 우울 정도를 분석한 결과, 자살시도자들보다 자살을 염두에 두고 있는 우울증 환자들의 우울 정도가 훨씬 심하다는 사실도 밝혔다.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지선 교수는 자살시도가 카타르시스를 일으켜 일시적으로 우울감을 떨어뜨린다는 기존 선행연구 결과들이 재확인된 것이라며 자살시도자는 습득된 자살잠재력이 우울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자살을 생각하는 우울증 환자는 습득된 자살잠재력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심세훈 교수는 이번 연구가 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자살시도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자살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순천향대천안병원 심세훈김지선 교수는 2013년부터 응급실 기반 자살예방 사업시행을 통해 약 5000여명의 자살시도자를 치료관리하고 있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Impact of Interpersonal Relationships and Acquired Capablity for Suicide on Suicide Attempts: A Cross-Sectional Study’를 제목으로 SCIE 저널 국제학술지 <Psychiatric Investigation> 5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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