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한 장마에 오히려 피부 장벽 무너뜨리고 무좀‧한포진 유발

고온다습한 장마철이다. 후텁지근하고 끈적한 날씨에 피부 컨디션 회복을 위한 피부 관리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에스테틱에 가지 않고 집에서 매일 마스크팩을 붙이는 이른바 ‘11리 자가 홈케어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 마스크팩보다 작은 시트에 유효성분을 묻혀 원하는 부위만 집중 관리할 수 있는 토너패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잘못된 상식으로 피부를 관리하면 피부를 오히려 해칠 수 있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박경찬한별 교수의 도움말로 여름철 건강한 피부 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과도한 수분 공급으로 피부 장벽 무너진다

하루에 한 번씩 마스크팩을 매일 붙이는 것이 유명 연예인의 피부 관리 비법으로 알려지면서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11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마스크팩은 유효성분이 적셔져 있는 셀룰로오스(cellulose) 시트를 일정 시간 얼굴에 붙인 뒤 떼어 내는 방식이다.

밀폐 효과를 활용해 유효성분의 흡수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엔 자외선에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키기 위해 매일 잠들기 전 마스크팩을 붙이는 사람들이 많다. 일부러 마스크팩을 붙인 채 잠을 자기도 한다.

하지만 정해진 사용법 이상으로 더 오래, 자주 마스크팩을 붙이면 필요 이상 많은 양의 수분이 공급된다. 그러면 피부 장벽이 무너지고, 약한 자극에도 상처가 생겨 감염에 취약해진다. 또 아토피 피부염과 주사(rosacea, 안면홍조) 피부염과 같은 문제성 피부를 가지고 있으면 마스크팩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다.

의정부을지대병원 피부과 한별 교수는 마스크팩을 붙인 뒤 일정 시간 지나면 피부에 붙은 시트가 마르고, 이때 피부가 머금고 있는 수분도 함께 증발하면서 피부가 오히려 더 건조해질 수 있다마스크팩의 좋은 효과만 누리기 위해서는 ‘11회수보다 한 번에 15~20분 내로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한 힘으로 피부 문지르면 색소침착 생길 수도

토너(스킨)는 스킨케어 첫 단계에서 사용한다. 과도한 유분 분비가 고민인 지성여드름성 피부를 가지고 있으면 묽은 제형의 토너를 화장솜에 적셔 얼굴을 가볍게 닦아내며 각질과 피부결을 정돈한다. 이를 간편화한 것이 토너패드.

토너패드는 손바닥 크기만한 작은 시트에 토너에센스 등 유효성분이 적셔져 있어 출근 준비로 바쁜 아침이나 피곤한 저녁 시간에 간편하게 사용하기 좋다. , 얼굴 전체를 덮는 마스크팩과 달리 보관용 통에서 한 장씩 꺼내어 이마볼 등 피부 고민 부위에만 팩처럼 붙일 수도 있다.

하지만 토너패드로 얼굴을 문지르는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이 피부를 자극할 수 있다. 피부에 쌓인 각질이나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강한 힘으로 피부를 문지르면 피부 각질층이 손상된다. 이로 인해 가려움증과 건조증을 동반한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다.

또 피부에 지속적인 자극이나 마찰이 생기면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서 색소침착을 일으킬 수 있다. 피부는 한 번 착색되면(색소침착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방치하면 점점 더 진해진다. 따라서 토너패드를 사용하다가 붉은 반점이나 홍조여드름 등 이상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피부과 한별 교수는 토너패드로 얼굴을 닦을 때는 손에 힘을 빼고, 피부결 방향대로 가볍게 문질러야 피부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다패드의 거친 면으로 모공을 강하게 자극하면 오히려 모공이 건조해지면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관용 통에서 토너패드를 꺼낼 때에도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에 남아있는 제품에 손이 닿으면 제품 자체가 오염될 수 있다. 오염된 토너패드를 사용하면 모낭(털구멍) 속으로 균이 침투해 모낭염 같은 세균성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손을 깨끗이 씻은 후 별도로 내장된 집게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레인부츠관리 못하면 무좀 유발

장마철 길거리를 걷다 보면 레인부츠(장화)를 신은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방수기능에 화려한 디자인까지 갖춘 레인부츠는 패션 아이템으로도 활용 가능해 계절을 불문하고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통풍이 잘 되지 않는 재질 특성 때문에 땀과 습기가 뒤엉키면서 무좀한포진 등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이 가운데 무좀은 곰팡이균이 피부 감염을 일으켜 나타나는 질환이다. 주로 손발에 많이 생긴다.

무좀이 생기면 피부가 하얗게 짓무르고 붉어지는 양상이 반복된다. 이후 각질이 생기면서 피부가 갈라지고 고약한 냄새가 난다. 전염성이 강해 무좀 환자가 사용했던 수건이나 신발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쉽게 전염될 수 있다. 증상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쉽게 재발, 발병 초기 항진균제 약이나 연고를 통해 곰팡이균을 완전히 없애야 한다.

한포진은 비염증성 수포성 질환이다. 극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 물집이 손이나 발에 생긴다. 증상이 악화되면 피부가 벗겨지거나 갈라지면서 통증을 일으킨다. 피부가 딱딱해지거나(태선화) 발톱이 변형될 수 있어 조기에 피부과 전문의를 통한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

레인부츠를 신을 때는 부츠에 맨살이 직접 닿지 않도록 땀 흡수력이 좋고 발목 길이가 긴 면양말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부츠를 젖은 상태로 방치하면 악취는 물론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외출 후에는 마른 수건으로 내부를 닦아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박경찬 교수는 습진무좀한포진을 자가진단해 가정에서 보관 중인 연고를 임의로 사용하면 증상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다른 피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증상 초기에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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