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의 예후을 예측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바이오마커인 WASF2(Wiskott–Aldrich syndrome protein family member 2)가 확인됐다.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순선 교수팀(은정우 연구교수, 안혜리 대학원생)은 간암 바이오 마커로 사용이 가능한 총 23개 자가항체를 찾았고, 그 중 가장 의미있는 바이오마커로 WASF2 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순선 교수, 은정우 연구교수, 안혜리 대학원생
왼쪽부터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순선 교수, 은정우 연구교수, 안혜리 대학원생

연구팀은 23개 자가항체를 정상군, 간경화 환자, 간암 환자로 나눠 비교하였으며, 특히 간암 환자는 진단 받기 1년 전, 6개월 전, 간암 진단 시 3회에 걸쳐 채취한 혈액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다양한 분석방법과 실험을 통해 WASF2가 간암 조직과 세포에서 과발현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정상 간세포에 임의로 WASF2를 과발현 시켰을 때, 간세포의 생존과 증식, 이동 능력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고, 거꾸로 간암 세포에서 WASF2를 억제했을 때, 발암 효과(oncogenic effect)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WASF2의 발현이 높은 환자일수록 예후가 좋지 않음을 발견했다. 

기존에 WASF2는 액틴 세포골격 경로의 필수 요소로써, Arp2/3(Actin-related protein2/3) 복합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세포의 접합 및 운동성을 조절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WASF2가 Arp2/3, F-actin과 공동 발현, 세포의 이동을 도와 EMT(상피세포였던 암세포가 중간엽 세포로 변화하는 현상) 현상을 일으켜 결과적으로 세포의 이동성(전이) 및 침습적(악화) 특성을 돕는다는 것을 밝혔다.

WASF2는 왜 활성화되는 걸까? 연구팀은 그 이유를 WASF2의 저메틸화임을 또한 밝혔다. WASF2의 메틸화가 WASF2의 발현에 영향을 주어, 정상군에서는 비교적 WASF2의 메틸화가 높아 WASF2의 발현을 억제했지만, 간암에서는 메틸화가 낮아(저메틸화) 상대적으로 WASF2의 발현이 높았다. 

메틸화는 단순히 유기화합물에 메틸기(-CH3)가 추가되는 생화학적 과정이지만,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시스템에서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WASF2의 저메틸화와 과발현 환자군을 대상으로 생존 분석을 한 결과,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위험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즉 이번 연구에서 WASF2가 간암의 진행과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WASF2의 메틸화 및 발현은 간암 환자의 예후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새롭게 밝힌 것이다.

김순선 교수는 “WASF2가 간암의 진행과 예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WASF2의 메틸화와 발현을 실험적으로 증명하고, 실제로 환자 조직에서 검증까지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WASF2의 저메틸화와 발현이 있는 경우,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군 환자로 분류해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양학 분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Experimental & 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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