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 굳어지면서 기능 떨어져…‘KL-6’ 혈액검사로 폐조직 손상 조기 진단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5일 기준 국내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후유증을 앓는 환자들도 함께 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완치 이후 다양한 형태의 후유증을 겪는 이른바 롱코비드’(Long Covid)를 호소한다. 롱코비드는 코로나 완치 판정 이후 피로감과 기침호흡곤란, 소화기 및 폐 기능 저하 등의 증상이 짧게는 4주에서 길게는 수개월까지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코로나19 회복 이후 지속되는 후유증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환자의 20~79%에서 다양한 후유증이 나타났다. 후유증 가운데 특히 폐 기능 저하가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폐가 딱딱하게 굳는 폐섬유화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출처: 게티 이미지
사진출처: 게티 이미지

폐섬유화는 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폐가 점점 딱딱하게 굳어져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폐의 가장 말단 부분 폐포 사이에 위치한 조직을 간질이라고 한다. 이 부위에 반복적으로 염증이 생기면 폐 형태가 변형되고 두꺼워진다. 증상이 심하면 호흡부전으로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은 40% 미만일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폐섬유화의 가장 흔한 증상은 기침호흡곤란가래다. 기침은 우리 몸에 들어온 이물질이나 분비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정상적인 방어 작용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환자가 기침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기침은 보통 3주 이내 사라진다. 코로나 완치 후에도 지속되거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쁘면서 숨쉬기가 어렵다면 폐섬유화 가능성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이때 폐섬유화를 증상이 비슷한 폐렴 또는 만성기침으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한편 폐렴은 폐포 내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폐섬유증은 이 염증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본래의 조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폐가 굳으면서 흉터처럼 섬유화가 일어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치료 방법도 서로 다르다. 폐렴은 항생제로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이에 비해 한 번 섬유화가 진행된 폐조직은 원래 상태로 회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다. 신속한 진단을 통해 섬유화 진행을 늦추는 항섬유화 제재를 사용, 증상 악화를 최대한 막는 것이 최선책이다.

폐섬유화는 단순 폐렴과 구분이 어렵다. 또 진단이 까다로운 질환이지만, 혈액검사 등의 보조진단을 통한 조기 진단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KL-6’(Kerbs von den Lungen-6) 검사는 폐 섬유화를 선별할 수 있는 혈액검사다. KL-6는 제2형 폐포상피에서 나오는 물질로, 세포 증식과 손상이 있으면 농도가 올라간다. 손상 정도에 따라 분비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수치에 따라 폐조직 손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C녹십자의료재단 진단검사의학과 안선현 전문의는 섬유화가 진행된 폐조직은 원래 상태로 되돌릴 없어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코로나19 완치 후 마른 기침이나 호흡곤란이 4주 이상 지속된다면 KL-6 검사를 통해 폐 상태를 확인하고, 전문의와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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