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의 역설/356쪽/유노책주/17,000원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지!”

긍정적으로 살면 모든 게 다 잘 풀릴 거야.”

말 잘 들어야 착한 아이지.”

나는 네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이런 말을 한 번쯤은 듣거나, 말하거나,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마음이 참 이상하다. 가끔 이런 말이 좋게 들리는데, 가끔은 삐뚤어진다. 미디어나 책을 통해 접하는 심리학에서는 사람의 마음에 모범 답안대신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때가 많다. 그대로 따라 하면 마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심리학 이론이 우리 마음의 문제를 얼마나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모든 사람의 생김새가 다르고 성격이 다르듯, 호소하는 마음의 문제가 같더라도 처한 상황과 관계에 따라 해결책은 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도와 다르게 역효과를 불러올 때가 있다. 이것이 심리학이 가지는 역설이다.

복잡한 마음의 현상을 어떻게 하면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저자는 이를 위한 표현 방식으로 역설을 손에 꼽았다. 역설은 그 자체로 모순이지만 복잡한 현상을 잘 드러내 준다. 철학과 종교, 속담과 격언 중에도 역설의 표현이 많다. 언뜻 보면 말이 되지 않는 듯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통찰을 준다. 관계와 인생의 꼬인 매듭을 푸는 일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우리가 상식처럼 알고 있던 심리학의 본질부터 실제로는 오해하고 있던 심리학까지 모두 9가지 심리학의 역설을 소개한다. 첫 번째로 칭찬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다음에는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주게 되는 칭찬의 역설이 있다. 상대방이 더 잘하기를 기대한다면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칭찬해야 한다.

두 번째는 긍정적이면 잘될 거라고 믿는 긍정의 역설이다. 긍정을 강조하면 부정이 부각된다. 대조 효과와 상호작용 때문이다. 긍정을 전달하고 싶다면 충분한 공감과 자발적인 선택, 지속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잘되라는 마음으로 한 잔소리에 역효과가 나는 비판의 역설이다. 상대방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잔소리 대신 괜찮다고 말하자. 이 말은 실수나 실패했음을 알지만, 질책하거나 비난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네 번째는 공부를 해도 성적이 떨어지는 배움의 역설이다. 배울수록 더 많이 알게 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는 메타인지의 활용 여부이다. 메타인지를 계발하려면 배움의 이유와 목적을 알고 일방적인 가르침을 멈추어야 한다.

다섯 번째는 착할수록 악인이 되기도 쉽다는 착함의 역설이다. 착할수록 악인이 되기 쉽다는 역설에 빠지지 않으려면 전체 흐름을 알고 사람을 대상화하지 말아야 한다. 여섯 번째로 두려운 것으로부터 도망칠수록 더 두려워지는 두려움의 역설이 있다. 도망만 치면 적응도, 극복할 방법도 찾을 수 없다. 계속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된다. 포기하지만 않으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

일곱 번째는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할수록 무기력해지는 통제의 역설이다. 지난 일을 자책하고 비난하거나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 그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현재의 나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여덟 번째는 사랑한 만큼 증오하게 되는 사랑의 역설이다. 서로가 서로의 구원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사랑이 끝나고 분노가 시작된다. 사랑의 역설에 빠지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마음을 나누는 소통이 필요하다.

끝으로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외로움을 느끼는 외로움의 역설이다. 외로움은 인간의 숙명이다. 그래서 정확하게 소통하는 관계, 감정을 나누는 사이가 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도 남는 외로움은 고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 책은 심리학의 여러 이론과 실험을 근거로 복잡하고 다양한 마음의 현상을 역설로 풀어냈다. 심리학의 역설을 이해하면 복잡한 마음과 관계가 보다 선명하게 보인다.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삶과 관계를 전보다 행복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저자 강현식(필명, 누다심)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임상 및 상담심리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누다심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심리학 칼럼니스트이자 누다심 심리상담센터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누다심은 누구나 다가갈 수 있는 심리학을 뜻한다. 다양한 글쓰기와 강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심리학을 쉽고 재미있게 알리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누다심 심리상담센터에서는 개인상담과 집단상담을 비롯해 다양한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내 마음에는 낯선 사람이 산다》 《그동안 나는 너무 많이 참아 왔다》 《저는 심리학이 처음인데요》 《한번 읽으면 절대로 잊지 않는 심리학 공부》 《심리학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엄마의 첫 심리공부등이 있다. 그중 다수의 책이 스테디셀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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