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위의 여자/400쪽/은행나무/17,000원

갱년기 증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데좀 참으면 괜찮아지겠지.”

갱년기 증상은 폐경 후에나 생기는 게지.”

갱년기 호르몬 치료를 받았다가 유방암에 걸리면 어떡해.”

건강보조식품이나 대체요법으로 갱년기 증상을 극복할 수 있어.”

여성이라면 누구나 일생에 한 번은 마주하게 되는 시기인 갱년기. 하지만 이처럼 중요하고도 많은 논란이 있는 이 시기에 대한 인식과 정보는 여전히 1970~1980년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많은 갱년기 고민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지 못한다. 심지어 산부인과 전공의들조차도 갱년기에 대해 깊이 있는 교육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갱년기에 대한 몰이해로 인한 폐해는 고스란히 여성들의 몫이다. 지금도 수많은 여성들이 갱년기 고통을 그저 감내하고 참아야 하는 것으로 여긴다. 결과가 검증되지 않은 각종 건강보조식품이나 대체요법을 전전하면서 증상을 악화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시기를 기점으로 증폭되는 각종 질병과 신체 노화에 오롯이 노출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저 늙어서생긴 노환이라고 여기는 질병 중 상당수가 실은 이 시기의 호르몬 불균형에서 시작된다.

폐경’(閉經)이라는 단어가 가진 어감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이를 자신과 거리가 먼 일로 생각하거나 인생 말년이 되어서야 나타나는 것으로 오해한다. 실제 여성의 몸은 35세가 지나면서 서서히 호르몬에 노출되고 자연스럽게 폐경이행기로 이어진다. 활발한 사회활동과 결혼출산이 늦어짐에 따라 이제 사회적 나이인 35세는 결코 많은 나이가 아니다. 생물학적으로 볼 때 여성의 몸에는 이미 노화의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폐경이행기는 짧게는 몇 년, 길게는 10년 동안 지속된다. 이 시기에도 월경이 규칙적으로 이루어지는 등 눈에 띄는 증상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시기 두통이나 우울증 혹은 관절통처럼 얼핏 산부인과와 전혀 관련이 없는 다른 신체기관 이상의 원인이 의외로 호르몬 변화 때문일 수도 있다. 여자의 몸은 폐경이행기를 지나 평균 50세 정도에 폐경을 맞이한다.

갱년기를 대표하는 증상은 열감이다. 급작스럽게 열이 치솟아 오르다가 또 삽시간에 가라앉아버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또 머리만 대면 잠들던 사람도 갱년기를 맞아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기도 하고, 호르몬 불균형이 감정기복을 부추겨 사소한 자극에도 폭발해버리고 마는 일이 늘어난다.

그야말로 위태롭기 그지없는 불 위의 여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외에도 질건조증과 요실금관절통골다공증고혈압과 같은 심혈관 질환에 이르기까지 여자의 몸을 늙고 병들게 하는 서글픈 변화들이 바로 갱년기를 기점으로 앞다투어 찾아든다.

갱년기를 기점으로 여성의 건강은 두 갈래 길로 갈라진다. 하나는 삶의 질을 저하하는 각종 노환과 불편함으로 점철된 쓸쓸하고 고통스러운 노년이다. 다른 하나는 젊은 시절 짊어졌던 각종 무게와 책임을 이제는 훌훌 벗어던지고, 한층 더 활력 있고 건강한 삶을 누리는 노년이다.

후자는 결코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철저하게 올바른 지식과 적절한 대처를 통해서만 누릴 수 있다. 저자는 이 시기 자신에게 맞는 산부인과를 선택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좋은 음식과 운동을 겸비하며 자신에게 꼭 필요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나가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또 인생의 한가운데에서 맞이하게 되는 갱년기는 단순히 신체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시간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시기는 지금껏 자신을 지탱해왔던 삶의 모든 부분들을 되돌아보고, 자신을 진정으로 위하고 사랑하는 방법 그리고 진짜 원하는 삶의 방식에 대해 숙고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전환점이라는 것이다.

이 책 불 위의 여자는 갱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꿈꿔왔던 대로 다가오는 인생 후반기를 설계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갱년기를 맞아 생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가득 찬 불 위의 여자로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여성은 물론, 자신의 몸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젊은 여성들까지 꼭 한번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저자 실라 드 리즈(Shiela de Liz)

독일 최고의 산부인과 전문의로 손에 꼽힌다. 30년간 논문 연구와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가지고 있는 여성 건강 권위자다. 1969년 미국 뉴저지에서 태어나 청소년 시절 독일로 이주한 후 마인츠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현재 비스바덴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산부인과 전문의들에게서도 외면받고, 오랜 세월 드러내놓고 이야기하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던 금단의 시기인 갱년기에 대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누구보다도 여성 자신이 갱년기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추고 몸과 마음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독일 전역에서 10만 부 이상 판매되며 46주 동안 슈피겔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또 여성의 생식기와 건강한 성생활에 가감 없이 이야기한 책 부끄러움을 벗어던지다찬란한 여자의 몸(Unverschamt)는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30주 연속 슈피겔베스트셀러에 선정됐다.

저작권자 © 코리아헬스로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